서울 서부지역에 들어설 서부선, 신림선 등은 주거지는 물론 상업·업무지역을 잇고 있다. 반면 강북횡단선을 비롯한 강북 지역에 들어설 경전철 노선은 대부분 지역내 주거지를 잇는 기능을 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서부지역은 강북과 달리 개발사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철도 신설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은 애초 시 의도와 달리 강북이 아닌 서부지역에서 '철도 대박'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른 수혜지는 서울 마포구, 은평구, 양천구, 관악구 일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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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교통개선효과가 발생하려면 도심오피스권역으로 접근성이 높아져야하는데 강남의 9호선이 그런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이번 2차 계획에서 서울시가 '강북의 9호선'이라고 발표한 강북횡단선의 경우 도심과 오피스 밀집지역을 우회하고 있어 교통개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총 연장 25㎞인 서부선은 은평구 신사동에서 신촌, 여의도를 거쳐 서울대입구로 이어진다. 업무중심지인 여의도와 상업지역인 신촌, 서울대입구역을 연결한다. 경전철 노선 가운데 보기 드문 직선 노선이란 점도 눈에 띤다.
또 신림선은 여의도에서 출발해 노량진과 서울대입구를 지난다. 서울 서남부 일대 상업지역을 골고루 잇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는 서부선과 신림선을 서울대 정문에서 환승하도록 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이들 2개 서부 경전철 노선이 '서부종단'노선이 된 것. 이에 따라 서부선의 노선 가치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절역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부선은 1차 계획에 포함된 뒤 비교적 주변 주민들에게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한강을 건너 여의도를 직결하는 비교적 큰 규모 노선이라 경전철 가운데는 기대 심리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선은 전형적인 지역 경전철 기능을 한다. 양천구 목동, 신정동 일대 주거지역을 잇는다. 하지만 그동안 2호선 지선을 제외하면 철도교통이 전혀 없던 이 일대에 들어서는 만큼 재건축, 리모델링과 같은 주택 정비사업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정동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전철 계획 발표후 그동안 잠잠했던 시장 동향 문의가 다소 늘었다"며 "워낙 철도교통이 불편한 지역이라 될지 안될지도 모를 사업이지만 주민들의 관심은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해다.
반면 강북지역은 경전철이 개통되더라도 '상승 효과'는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구축계획에서 처음 공개된 강북횡단선이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연결하는 것을 제외하면 업무중심지로 이어지는 노선은 거의 없는 상황. 대부분 주거지를 연결하고 있다.
강북횡단선도 북한산을 관통해 서부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최단 거리 직통 효과를 노리기 어려우며 역사 위치를 볼 때 이용자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금 운행 되고 있는 우이신설선처럼 수익악화에 허덕이는 노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의 목표로 제시한 강남북 균형발전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강북지역에 계획된 경전철 가운데는 왕십리에서 상계동을 잇는 동북선을 제외하면 모두 지역 경전철이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의 교통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역발전의 매개 효과를 노리기는 어렵다는 것.
한마디로 서부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들은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교통복지' 가치는 있지만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박원갑 위원은 "경전철의 기능은 도시내 주요지역을 잇는 중량 철도와 달리 주변 주거지역을 잇는 것이라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는 힘들 수 있다"며 "그런 기능을 가진 노선을 중심으로 개발 승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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