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스타워즈 캐릭터 피규어로 어린이와 키덜트 모두 사로잡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의 펀코 부스에 방문객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제공=Wikimedia) |
미국 피규어 업체 펑코(Funko)가 해즈브로·마텔·레고 등 거대 장난감 업체를 제치고 미국 장난감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펑코는 마블의 슈퍼히어로, 스타워즈 주인공, 미국 스포츠 스타 등 인기 캐릭터와 유명 인물의 플라스틱 보블헤드(bobble head·3등신 비율로 만들어져 머리가 흔들거리는 인형) 피규어를 만드는 장난감 업체다. 미국 CNN은 펑코의 장난감이 어린이는 물론 키덜트까지 사로잡아 미국에 ‘펑코 수집 열풍’을 불렀다고 전했다.
펑코 창업자 마이크 베커는 1998년 ‘쉬운 기술로 향수를 부르는 장난감’이라는 모토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2017년 11월 장난감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며 주당 12달러에 증시에 상장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펑코가 일시적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면서 상장 첫날 주가는 40% 이상 폭락했다. 이후 펑코 주가는 약 1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펑코 주가는 19일(현지시간) 시점에 주당 19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펑코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의 매출 성장을 기록, 지난해 11월에는 2018년도 매출과 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펑코가 실적 호조를 보이자 월가는 펑코의 2019년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7억4000만 달러(약 8332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CNN은 “애널리스트들이 펑코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며 “오는 28일 발표되는 4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고 주당 순이익도 무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펑코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회사 파이퍼재프리의 애널리스트 에린 머피는 오는 5월 개봉하는 ‘포켓몬 탐정 피카추’ 덕분에 펑코의 새로운 포켓몬 피규어가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머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포켓몬 캐릭터 중 하나인 이상해씨(Bulbasaur) 피규어가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유행”이라면서 “펑코는 앞으로 포켓몬 피규어만으로 연간 약 5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펑코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회사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펀코의 캐릭터 피규어가 인기를 얻자 지난달 27일 미국 영화제작업체 워너브라더스픽처스는 “펑코와 함께 펑코 피규어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애니메이션 영화·TV 프로그램 진출에 성공한 해즈브로와 레고의 뒤를 따르겠다는 전략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주에는 보드게임 회사 포레스트프루잔크리에이티브를 인수하겠다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이 연달아 발표되자 펑코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40%이상 올랐다.
다만 미국 장난감 업계의 불황이 펑코 주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가 지난해 파산했기 때문이다. 이에 CNN은 “펑코 전체 매출에서 토이저러스는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다”며 “펑코는 게임스톱, 핫토픽, 월마트, 타깃, 아마존 등 거래처가 다양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강현수 기자(hyeonsu95@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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