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후 원폭에 피폭된 피해자와 푸손, 기자회견 개최
"정부의 실태조사는 미일 정부 배상의 첫 걸음될 것"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단체가 21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 박순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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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일제 식민지 당시 일본으로 강제 징용됐다가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피폭 피해를 입은 이들이 정부의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관련 단체는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국원폭피해자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시급히 선행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과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규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4년이 됐지만 아직도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며 “강제징용과 피폭이라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어온 한국 원폭 피해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그동안 잊힌 존재로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될 당시 해당 지역에 있던 한국인은 각각 42만명, 27만명이다. 이로 인해 피폭된 한국인만 16만명, 7만4000명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이 협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피폭을 당한 원폭 피해국임에도 피폭 74년이 다 된 지금까지 한국인 원폭피해자 및 후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역학 조사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폭 2세 등 후손은 일반인보다 높은 발병률을 갖고 각종 질환을 앓고 있지만 피폭 영향의 인과관계를 규명받지 못하고 있다”며 “후손의 건강과 생활실태조사는 물론 의학적 역학조사를 통해 질환의 피폭 영향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해주길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앞에 선 이들 단체는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한국원폭피해자 다수는 일본의 식민지배로 강제 징용된 노동자인데,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강제징용과 원폭피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3.1운동 100년 기념사에서 반드시 한국원폭피해자 문제를 언급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해결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는 원폭 피해자가 희생된 지 74주기가 되는 해”라며 “오는 8월6일 거행되는 추모제에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과 추모사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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