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큐베이팅 회사 기술이전·스타트업 회사 설립 참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은 이혁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신상준 교수팀이 대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해 글로벌 신약 인큐베이팅 회사 '퓨처엑스'에 기술이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 스타트업 회사 '티닉 테라퓨틱스'도 설립됐다.
화학연구원에 따르면 퓨처엑스는 전 세계에서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굴하는 인큐베이팅 회사로 기술의 우수성 검증 과정과 협의만도 약 1년 정도가 소요된다. 퓨처엑스의 화합물 발굴 후에는 이를 받아 신약으로 개발·상용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회사가 설립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화합물을 바탕으로 설립된 티닉 테라퓨틱스는 퓨처엑스, 오비메드, J&J, 다케다와 함께 화학연구원과 연세대가 공동 지분을 나눠 갖으며, 이들로부터 신약개발의 노하우와 방향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대장암 표적 치료제 시장은 세계 약 7조원, 국내 약 5000억원 규모이며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인 아바스틴, 어비툭스 등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새로운 대장암 치료제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표적 발굴이 어려워 신규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화합물은 향후 세계적 대장암 혁신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합물이 대장암 등을 치료하는 원리는 체내 티닉 단백질과 베타카테닌 단백질의 결합 작용을 저해하는 것이다. 체내에 '윈트'라는 신호전달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그 과정에서 '베타카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축적된다. 이 단백질은 세포 핵 속으로 들어가 원래 있는 '티닉'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 전이 등을 촉진시킨다. 티닉 단백질과 베타카테닌과의 결합 작용을 막을 경우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본 화합물을 대장암 세포에 단독 사용하거나 기존 치료제와 병행처리했을 때, 암의 증식이나 생존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티닉 단백질은 유방암, 뇌종양, 위암, 난소암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 활성화돼 있어, 대장암 외의 다른 암들의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혁 화학연구원 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화합물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례다. 화합물이 향후 신약으로 개발되면 전 세계 대장암 환자들의 질병치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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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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