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병해충 검역실태…'의심증상 신고 은폐' 영주시 직원 징계 요구
화상병에 폐허가 된 사과농장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한번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커 '과수 구제역'으로도 불리는 과수화상병의 예찰·방제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외래병해충 검역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농촌진흥청의 '과수화상병 예찰·방제사업지침'에 따르면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던 지역은 연 3회, 미발생지역은 연 1회 예방 약제 살포 작업을 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은 사과, 배 등 과실이 시커멓게 마르거나 탈락하는 식물병이다. 감염되면 수확량이 많이 감소하고 일부 품종의 경우 고사할 수도 있다.
2015년 5월 국내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4개 도, 6개 시·군의 150개 과수농가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방제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국 156개 시·군 중 40개 시·군(25.6%)은 사과·배 재배 농과에 대한 과수화상병 약제 방제 실적이 없었다. 특히 사과·배 재배 규모가 큰 경상북도에서는 농가의 71.6%가 방제를 하지 않았다.
경북 영주시는 지난해 과수화상병 1·2차 예찰조사 기간에 조사하지 않거나 일부만 실시하고도 100% 조사한 것으로 허위 보고했다.
또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개 농가로부터 과수화상병 의심증상 신고를 받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은폐했다.
감사원은 영주시장에게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업무를 태만히 한 직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농촌진흥청장에게 지자체의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업무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잠정규제병해충 위험분석 업무가 지연되면서 국민 불편이나 행정력 낭비가 초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본부는 검역 때 처음으로 검출된 병해충을 '잠정규제병해충'으로 지정해 신속하게 위험분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분석 결과에 따라 금지병해충·관리병해충·비검역병해충으로 분류해야 한다.
그러나 검역본부는 업무가 많다는 이유 등으로 2017년 말 기준 349종에 이르는 잠정규제병해충 중 136종(39%)에 대해 위험분석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은 농림축산검역본부장에게 잠정규제병해충의 위험분석을 신속히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붉은불개미 등 병해충 전염우려물품에 대한 적정 검역 수량, 검역대상 선정방법 등 검역기준을 정하라고 통보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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