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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종합] ‘군 댓글공작’ 김관진, 징역 2년6월…“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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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명박 정부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인터넷에 친정부 성향 댓글을 게재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70)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 받았다.

다만 김 전 장관이 현재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 향후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군 형법상 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이 같이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관빈(66) 전 국방부 정책실장에게는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김태효(52)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17년 11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7.11.10.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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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산하 530부대를 통한 조직적 댓글공작 지시·관여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은 국방부장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하고 군을 지휘감독할 권한과 의무가 있음에도 사이버사령부 사령관들 및 530 부대원들의 정치관여 행위에 지시·관여하는 등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정당과 정치인의 자유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 제5조 2항에서 정한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던 불행한 역사적 경험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명문화된 규정”이라면서 “국군은 어떤 국가기관보다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요구되는데도 국방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이 헌법적 가치 정면으로 위배하고 국민이 갖는 군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조직적 댓글공작이 북한의 대남 사이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피고인들 측 주장도 일축했다.

재판부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 작전은 특정 정치적 세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비난 등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는 방식이라 적법한 사이버심리전에서 명백히 벗어났다”며 “김 전 장관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이었다고 주장하나,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가 야기됐고 명분이 정당하다고 해서 불법행위까지 면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군무원 채용 과정에서 호남 출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우리 편을 뽑으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무진들의 판단에 의해 구체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문건을 가지고 나온 혐의로 기소된 김태효 전 기획관에 대해서는 “문건을 가지고 나온 것 자체가 본인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정황이 확인된다”면서 “문건에는 기밀이나 대외비라고 큼지막하게 표시돼 있는 것으로 볼 때 실수로 가지고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국군 사이버사와 기무사 등 군 댓글 공작 사건 관련자들에 잇따라 유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던 이태하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은 대법이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던 댓글들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현재 파기환송심을 받고 있고, 댓글 공작에 대한 국방부 내 자체 조사가 시작되자 은폐를 시도한 백낙종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또 일명 ‘스파르타팀’을 꾸려 댓글공작을 벌인 배득식(66) 전 기무사령관은 지난 19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이날 선고가 끝난 뒤 김 전 장관은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항소 여부는 추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법원을 떠났다.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11월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구속적부심을 통해 같은달 22일 석방됐다. 임 전 실장 역시 이틀 뒤 같은 방법으로 풀려났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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