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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청년들 꿈과 희망 도둑질했다”…취준생들, 채용비리에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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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도둑질했네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계기로 시행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허탈감, 분노, 박탈감 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지난해 11월6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3개월간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12,05개 기관(공공기관 333·지방공공기관 634·기타 공직유관단체 238)을 대상으로 ▲ 2017년 10월 특별점검 이후 실시한 신규채용 ▲ 최근 5년간(2014년 1월∼지난해 10월) 이뤄진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점검한 결과다.


유형별로는 신규채용 관련 채용비리 158건, 정규직 전환 관련은 24건이었고, 특히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채용규정이 불명확하거나 규정 미비 등 업무 부주의 사안은 2,452건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교통공사, 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한전 KPS 등 국감에서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5개 기관은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 5개 기관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가 별도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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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박 위원장,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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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과정서 불거진 각종 특혜 의혹에 취준생들은 그야말로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취준생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취준생인데 진짜 채용 비리 볼 때마다 힘 빠져요”라며 박탈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도 허탈감, 분노 등 이번 채용비리 조사 결과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정말 파면 조처를 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청구도 하고요”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더 많은 채용비리가 있지 않을까요”, “빙산의 일각입니다. 인맥 채용 정말 많아요”라며 채용비리 조사를 더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채용비리를 성토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모두 사법처리 하세요”라며 관계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채용비리 청산합시다. 채용비리 뿌리를 뽑아냅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부정행위로 인해 채용 단계에서 제약을 받았던 채용비리 피해자(잠정 55명)를 구제할 방침이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 채용비리가 발생한 다음 채용단계의 재응시 기회를 줄 방침이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즉시 채용’을, 필기 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면접 응시’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범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모든 공공기관의 채용실태를 살펴본 조사”라며 “적발된 임직원과 부정 합격자는 엄중 제재하고, 피해자는 최대한 구제하겠다는 원칙 아래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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