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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2%’ 태극기부대, 영향력은 12%…한국당 전대 뒤흔든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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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얼미터 제공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극우성향의 ‘태극기부대’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거대정당인 제1야당이 상대적으로 소수인 극우단체에 흔들리는 것이 가능하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전대의 실제 투표율을 따져보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의 전대의 선거인단은 약 38만명이다. 한국당 대표 경선은 책임당원·일반당원·대의원 투표(70%)와 국민 여론조사(30%)를 합쳐 반영한다. 당원의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태극기부대는 전대를 앞두고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입당러쉬’를 진행했다. 이에 태극기부대 출신이 8000여명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극기부대는 전체투표수 38만명 중 8000명으로 약 2%라고 볼 수 있다.

고작 2%의 영향력을 가진 태극기부대에 어떻게 한국당이 흔들릴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투표율을 따져보면 12%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의 지난 전대의 투표율이 25.2%였는데, 38만명의 25%는 9만5000명이다. 실제 투표를 하는 당원이 9만5000명이라면 태극기부대 8000명의 영향력은 약 12%가 된다.

12%의 표심이라면 당선과 낙선을 결정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당원중에서도 극우성향을 보이는 세력이 있어 실제 영향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 안팎에서도 태극기부대의 움직임에 경계하고 있다.

당내에서 태극기부대를 경계하는 것은 그들의 움직임에도 이유가 있다. 전대가 진행되는 동안 합동연설회 등에서 많은 인파의 태극기부대 사람들이 결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극우성향의 후보에 격한 응원을 하면서도 타 후보의 연설에는 훼방을 놓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실제 지난 14일과 18일 각각 대전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대형 태극기가 등장하는 등 태극기부대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극우성향의 당권주자인 김진태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또한, 타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빨갱이”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몇몇 후보가 위험한 수위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5·18 망언’의 당사자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는 연설회에서 “저를 살려주셔야 한다”, “보수 여전사가 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저런 게 대통령”, “문재인을 탄핵하라”고 말했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한국당이 극우화된다는 논란이 일어나자,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의원은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며 “우리당이 과격 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에서도 한국당이 태극기부대와 단절해야 한다고 봤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태극기부대에 취해야 할 한국당의 입장’을 조사한 결과 ‘단절해야 한다’는 응답은 57.9%로 집계됐다. 여론도 한국당의 극우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포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6.1%였다. 모름·무응답은 16.0%로 나타났다. 해당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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