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는 세수 8억원 증대 효과…백화점 등 상가 활기 찾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상이 9개월여 만에 마무리되면서 '타결 특수'를 바라는 지역 상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수도 증가해 관할 지자체도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일 열린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5천원(호봉승급분 2만3천원 포함) 인상, 격려금 100%+300만원 지급, 성과급 110%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이번 타결로 조합원 1인당 평균 875만7천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노사는 오는 25일 조인식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조인식 다음 날 회사는 직원 개인에게 격려금에 해당하는 500여만원을 바로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분할 3사(일렉트릭·건설기계·지주) 조합원이 1만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500억원 정도, 비조합원에게 지급되는 것까지 합하면 760억원 정도가 일시에 풀리는 셈이다.
회사가 오는 3월 안에 지급할 상여금 소급분까지 합하면 1천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지역 상권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년째 이어진 조선 경기 침체에 따라 현대중공업 직원이 줄고 하청업체 노동자도 타지로 떠나 설과 추석 등 명절 특수가 사라지고 평소에도 손님이 끊겨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울산시장에서 40년간 신발과 건강식품 등을 팔아왔던 한 상인은 21일 "타결 소식을 듣고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오랜만에 손님들 씀씀이가 늘어날 것 같다"고 잔뜩 기대했다.
유통가에선 임단협 특수를 잡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직원들이 전체 회원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은 임단협 타결이 확정되자 오는 3월 15∼24일 현대중공업그룹 직원과 가족 등을 대상으로 10% 할인행사 일정을 잡았다.
당장 22일부터 대규모 여성 속옷류 할인행사를 연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교섭 타결 직후에는 크든 작든 매출 증대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 동구는 세수 증대 효과를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이 직원들에게 격려금과 임금 인상 소급분 등을 지급하면 총 8억원가량이 주민세 종업원분(총 급여액의 0.5%)으로 원천징수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세금은 순수 구세로 모두 구청 세입으로 잡힌다.
이에 따라 예산 집행이 급한 사업에 투입할 여력이 생긴다.
동구 관계자는 "구 자체 예산이 있어야만 국·시비를 받을 수 있는 매칭 사업이나 주민 생활 안정을 위해 긴급히 투입돼야 할 예산 등에 늘어난 세입이 쓰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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