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40대 아들이 10년간 돌보던 치매 증세 아버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일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경 충북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A 씨(49)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A 씨는 병원으로 이송 중 숨을 거뒀다.
사건 현장 인근 A 씨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그의 아버지 B 씨(85)가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의 목 부위에는 눌린 흔적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당시 B 씨의 시신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집 안에서는 A 씨가 남긴 A4용지 한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이 유서에는 “아버지를 데려간다.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 측은 A 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인근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10여 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치매와 척추협착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병간호해 왔다고 한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 씨의 아내와 형제들이 생활비를 보태 생활고는 없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A 씨는 최근 아버지가 심근경색에 걸리는 등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자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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