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첫 재판에서 상당수 혐의를 부인했다.
처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대학교수를 감금·폭행한 혐의는 인정했다.
양 회장은 21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 (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강요, 상습폭행,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개 혐의와 관련한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 회장은 총 9개 혐의로 기소됐다.
양 회장 변호인은 강요 혐의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우루사 알약 2개, 생마늘, 핫소스, 뜨거운 보이차를 강제로 먹인 게 기소 내용인데 강요는 현실적 해악에 대한 고지와 협박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없었다"며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하게 혐의에 대해서는 "염색을 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같이했고 염색을 안 한 직원도 있으며 임의로 색깔을 여러 번 바꾼 사람도 있다"면서 "염색 강요는 실체적 사실관계와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직원에게 BB탄을 쏘는 등 상습폭행한 혐의, 허가없이 일본도를 소지해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를 주장했다.
직원에게 BB탄을 쏜 행위에 대해 양 회장 측은 "단순 폭행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 대상"이라고 주장했고, 일본도 소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 시점 이전에 일본도를 선물 받아 소지한 만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밝혔다.
특히 생닭을 일본도로 내리치게 하고, 화살로 쏘아 맞히는 방법으로 동물을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닭을 잡아 백숙으로 먹은 것이고, 연수원 안쪽 폐쇄공간에서 이뤄져 공개된 장소라 볼 수 없다"며 "법 적용이 잘못됐다"고 했다.
하지만 양 회장 측은 처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대학교수를 감금, 폭행한 혐의(공동상해 및 공동감금)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 그러면서 "연루된 직원들과 사전 공모를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선처해달라"고 했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기소된 전·현직 직원 2명도 "사전 공모하지 않았고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마를 8차례 소지·흡연한 혐의에 대해 양 회장의 변호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여직원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사생활 보호, 인격침해를 우려해 비공개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26일 오전 9시40분에 열린다.
[성남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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