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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화웨이가 안전하다고? 순진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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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英 정부 "화웨이 위험 관리 가능" 주장에…싱크탱크 "순진하고 무책임하다" 비판]

머니투데이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화웨이 매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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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가 미국 중심의 반(反)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것이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로얄 유나이티드 서비스 인스티튜트(RUSI)는 이날 "화웨이의 (5세대 통신망 구축)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순진한 행동이자, 무책임한 것"이라며 "영국의 통신 인프라(기반시설)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홍콩, 대만 등에서 22년 동안 외교관으로 일했던 '중국통(通)'이자 RUSI의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찰스 파튼은 "영국은 정치와 연구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중국 정부의 간섭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큰 화교 집단을 가진 미국의 동맹이자, 개방된 선진 경제를 가진 영국은 특히 중국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목표는 서구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를 무자비하게 희생시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8일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가 5G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안보 위험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알렉스 영거 영국 정보국(M16) 국장도 "화웨이를 단순히 금지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복잡하다"면서 "모든 나라는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화웨이 금지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했던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도 지난 1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보안 우려를 해결하면 화웨이도 5G 구축에 참여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영국과 뉴질랜드가 화웨이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대해 RUSI는 "파이브 아이즈 체제는 영국의 중대한 전략이나 안보 이익"이라면서 "이를 잃으면 영국의 첩보 역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이 노리는 기술을 가진 영국 대학 보호에 자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진정으로 호혜적이고 성숙하며 포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NN은 "영국이 오는 3~5월쯤 5세대(G) 통신장비 납품 업체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기로 하면 미국 주도의 화웨이 포위망이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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