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뎗 살 이덕무'를 쓴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민음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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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이덕무
정민 지음
민음사 발행∙268쪽∙1만5,000원
조선시대에서 온, 이를테면 묵직한 자기계발서다. 믿고 읽는 고전학자인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쓴 ‘열여덟 살 이덕무’. 18세기 북학파 실학자 이덕무가 18세부터 5년간 쓴 다짐의 글들을 엮고 해설을 달았다. 서얼 출신인 이덕무는 요즘 말로 가난한 흙수저였다. “아까운 세월에 바른 정신을 지니며 살고자” 매일 다짐을 적었다. ‘있는 사람’보다 ‘옳은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이 지극하고 절실하다.
23세의 이덕무는 조숙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장 아까운 것은 세월이요 정신이다. 세월은 무한하나 정신은 유한하다. 세월을 허비하고 나면 다 써 버려 시들해진 정신을 다시는 수습할 길이 없다.” 또한 누구보다 자신을 경계했다. “겸양하는 사람은 매번 부족함을 탄식하면서 넉넉한 데로 나가간다. 으스대는 자는 번번이 넉넉함을 기뻐하다가 부족한 데로 물러나 앉는다.” 18세기의 사람과 요즘 사람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 인간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존재라는 사실에 어쩐지 안도감이 든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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