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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SKT, 티브로드 합병 추진①]박정호 사장의 승부수, 유료방송 1강2중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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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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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 2위인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이 성사될 시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시장 점유율은 23.83%로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와 불과 0.6%의 격차로 좁혀진다. 3년만에 케이블 합병 재도전이다. 유료방송 시장도 1강(KT) 2중(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체재로 재편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디어 공략을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티브로드 최대주주인 태광산업과 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거래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양사는 거래 조건을 협의, 본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관의 인허가가 완료되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티브로드 가입자는 과기정통부 통계 기준 지난해 상반기 314만명으로 국내 케이블업계 가운데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무차입 법인으로 견실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추진은 박정호 사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통신시장 3위, 유료방송시장 4위 사업자였던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로 독보적 2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유료방송시장 구도는 1강 1중 체재로 재편됐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합병을 마무리하면 2위인 LG유플러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0.6%에 불과하다. 1위인 KT와는 7.03% 격차다. 유료방송시장 구도는 1강(KT), 2중(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로 재편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된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 등 미디어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태광산업과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향후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고 부연했다.

SK텔레콤은 “IPTV와 케이블TV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발전을 견인해 온 핵심 축”이라며, “IPTV와 케이블TV의 강점을 더욱 고도화하고, 두 매체간 상생발전에 앞장서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만의 케이블 합병 재도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말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8개월에 걸친 기업결합 심사 과정 끝에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방송 권역별 독과점 우려가 있다며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일단 현 시장 상황은 긍정적이다. 우선 LG유플러스가 먼저 CJ헬로 인수하며 시장 재편에 나선데 따른 후속 인수합병이라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3위 사업자로 먼저 촉발된 업계 재편인만큼 역풍이 불 여지가 다소 적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추진됐던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은 이동통신1위와 케이블1위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거센 역풍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인수 시 유료방송 4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경쟁력 약화 우려도 상존했다.

더군다나 티브로드의 경우 케이블업계 2위 유료방송시장 전체로는 4위 사업자다. 유료방송시장 3~4위 사업자간 결합이다. KT와 LG유플러스 등과 대등 경쟁이 가능한만큼 역풍이 불 소지는 적다.

또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케이블 인수와 관련 전향적 자세로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만약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는다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판단하겠다. 공정위가 미래지향적인 기준을 제시해 인수합병의 촉진자가 돼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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