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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120조 놓치고 35조 얻은 충북… "환영"vs"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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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등 신규 투자계획 발표

충북도 "최대 투자유치"vs도의회 등 "균형발전 저해"

뉴스1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왼쪽)와 김항섭 청주시 부시장이 2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SK하이닉스의 청주 35조원 투자계획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충북도 제공) 2019.2.21/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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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충북을 비롯한 일부 지방에도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충북지역 각계 반응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자체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유치라며 반기는 반면, 도의회와 민간단체는 “수도권 규제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전날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 4곳을 건설할 부지로 용인시 원삼면 일대를 점찍은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충북 청주에 10년간 35조원, 경기도 이천에 10년간 20조원, 경북 구미 SK실트론에 2년간 9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청주와 이천, 구미는 ‘120조원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용인시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곳이다.

이를 두고 SK하이닉스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충북은 용인을 제외한 지역 중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낸드플래시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청주 M15 공장 가동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표로 투자 계획을 50조원까지 늘렸다.

청주 생산라인 증설 등을 위해 현재 M15 공장이 들어선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약 18만평 규모로 부지 확장도 추진되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달 말 청주TP 확장계획을 승인하고, 다음달 중 SK하이닉스와 투자 양해각서 및 부지 분양계약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과정부터 ‘실익’ 측면을 강조해 온 충북도는 이 같은 계획을 크게 환영했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도정사에서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 투자유치”라며 “164만 도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정부에서 발표한 신규 투자부지를 포함하면 우리 도는 약 41만평의 전국 최고의 낸드플래시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며 “충북도는 진천·음성을 포함한 충북혁신융복합단지에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를 집중 유치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반도체산업 종합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는 구상도 내놨다.

반면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국가균형발전’을 외쳤던 충북도의회와 시민단체의 반응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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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4일 오전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신공장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했다. 2018.10.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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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는 이날 입장자료에서 “반도체 클러스터가 결국 수도권인 용인지역으로 결정돼 충북을 비롯한 비수도권 국민들에게 큰 허탈감을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례가 전례가 될 경우, 앞으로 수도권 규제 정책이 무력화 되고 수도권 과밀·집중은 더욱 가속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인 입지는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다만 청주에 35조원 신규투자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반대에 앞장섰던 이두영 지방분권전국연대 충북대표도 “35조원 투자가 이뤄졌다고 해서 기쁘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첫 수도권 규제 완화 사례인데, 앞으로 이런 사례가 이어질 경우 비수도권이 입어야 할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며 “비수도권 침체는 기업의 투자 계획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영의 목소리를 냈던 충북도도 “수도권 내 대규모 입지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이 부지사 회견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계획이 도중에 축소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항섭 청주시 부시장은 “SK하이닉스가 (청주 신규부지 확보를)빨리 진행해주길 요청하는 상황에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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