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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영변核 완전 불능화, 단기간 가능…韓 참여 제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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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영변 핵시설 폐기' 정책토론회

"'핵심' 영변 핵시설 폐기, 북미간 신뢰구축에 도움"

뉴스1

21일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 PSS홀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협력적 위협감소 : 기술적 과정과 공간전환'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 모습. © 뉴스1 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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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가 떠오르는 가운데 핵시설의 완전 불능화는 단기간에 수행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연구원은 21일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협력적 위협감소(CTR)'를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설명했다.

안 전 연구원은 단계별로 북한 핵 폐기 순서를 나눴다.

1단계는 Δ핵무기와 그 부품 파괴 또는 국외반출 Δ플루토늄 및 고농축우라늄 국외반출, 2단계는 Δ영변 5메가와트(MWe) 원자로 완전불능화 Δ농축시설 장비파괴 및 재처리시설 완전불능화, 3단계는 Δ5MWe, 50MWe, 200MWe 원자로 해체 Δ핵연료 제조시설 농축관련 부대시설 해체 등이다.

그는 "완전 불능화 자체는 북한이 허용만 하면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며 "폐기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불능화는 많은 비용이 안 들어서 검증에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농축 우라늄을 주출하는 원심분리기의 불능화 역시 어렵지 않다"며 "정밀한 기계인 원심분리기는 그 자리에서 잘라버려도 된다. 방사성도 강하지 않아 방염복만 입고 가서 잘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술 유출의 우려로 인해 우리나라 핵 검증 기술자의 참여는 금지 또는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과 큰 관계가 없는 외교당국자의 경우 수용할 수 있지만 과학기술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시설물 해체나 중·장기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영구적 불능화는 많이 들지 않는다"며 "기술적으로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는 오랜시간과 막대한 해체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됐다.

안 전 연구원은 해체 비용과 관련해, 영변의 5MWe(메가와트) 원자로를 폐기하는데 1250만∼2350만 달러(140억∼264억원)로 추산되는데 이 원자로의 노심 크기가 발전용량보다 비정상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1993년부터 2014년까지 22년간 해체가 진행된 독일의 연구용 재처리시설(WAK)의 경우 16억 달러(약 2조원) 가량의 해체 비용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 비용을 함께 부담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나라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핵 비확산 관점에서 국제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농축 우라늄 검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과거 생산량을 정확히 알아낼 방법이 없어 향후 검증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론에 나선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채광에서부터 핵실험까지 단계에서 총 얼마만큼 사용했겠느냐는 걸 추정하는 것이 검증의 시작 단계"라며 "중간에 검증에 대한 확신 없이 그냥 진행한다면 추후 신뢰를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영변 핵 폐기의 가치는 높다고 참석자들은 주장했다.

홍 실장은 "영변 핵 단지가 1차적 비핵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영변 핵폐기에 대해 폄훼하거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핵 능력의 90%는 핵물질과 연관된 것이고, 핵물질을 만드는 영변 시설은 (북한 비핵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 실행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영변 핵시설은 정말 핵심 시설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실험장하고는 다르다. 영변에서 '가보지 못한 길'을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만약 이번에 영변 핵시설에 대한 진전이 있으면 굉장히 좋은 출발 일 것이다. 북미간 신뢰구축 문제에 있어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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