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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3·1운동 성지 탑골공원, 명칭 바꾸고 담장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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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모 경기대 교수, 항일 문화유산 현황과 보존 심포지엄서 주장

연합뉴스

탑골공원 팔각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19년 3월 1일 만세시위가 일어난 종로구 탑골공원(사적 제354호)의 위상과 역사적 성격을 고려해 명칭을 변경하고 공원을 둘러싼 담장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22일 역사관에서 개최하는 '항일 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 방안 심포지엄'에서 근대 공원 중에는 드물게 사적으로 지정된 탑골공원의 역사성과 문제점을 발표한다.

'파고다공원'으로도 불렸던 탑골공원은 원각사 터에 세운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자 독립운동 성지이지만, 지금은 노인들이 주로 들르는 평범한 휴식 공간이다.

21일 공개된 발제문에 따르면 안 교수는 대한제국 시기에 탑골공원 명칭이 탑동(塔洞)공원이었다고 설명하면서 "탑골공원이라는 이름은 고유한 민족사적 가치를 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신문에서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민영환의 기념각을 탑동공원에 세운다는 기사와 민영환이 만든 군악대가 탑동공원 옆으로 이전했다는 기사에 주목하면서 "대한제국 최고의 훈장을 받은 민영환을 기리는 장소로 탑동공원이 선택됐다는 사실은 이곳이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장소였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1967년 탑골공원이 새롭게 단장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삼일문(三一門) 현판이 설치되고, 서양식 공원 정문은 서울대 법대 정문으로 사용되다 서울사대 부설 초등학교 정문으로 용도가 변경된 현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군악대가 이전한 뒤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팔각정 형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세운 환구단과 유사하다면서 숫자 팔이 지니는 상징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일문 편액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 공원 정문을 원위치로 복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발굴조사를 통해 군악대 위치도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원 주변의 담장을 없애 시민들이 공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근대 한국의 상징적 프로젝트이자 지식과 권력을 다수가 공유하는 근대사회의 산물인 탑골공원은 개방적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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