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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국내서 은하 간 회전운동 상관성 발견...은하 생성 진화 규명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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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별들로 구성된 은하의 회전 운동에 이웃 은하의 인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은 은하가 자체 회전 운동을 하며 다른 은하와 가까워지면 회전 운동에 변화가 생기고 일정한 방향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사실은 은하의 기원을 추적하고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 운영하는 칼라알토 천문대의 3차원 분광 관측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증거를 찾았다고 21일 밝혔다. 3차원 분광 관측은 천체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구성성분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조선비즈

400여개 은하 회전축을 중앙에 정렬한 뒤 좌우에 분포하는 이웃 은하의 운동을 누적한 상관관계 분석. 빨간색이 짙으면 빠르게 멀어지고 파란색이 짙으면 빠르게 다가오는 의미를 갖는다. 평균적으로 왼쪽의 이웃 은하는 다가오고 오른쪽은 멀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에서 천문연 연구진은 우선 3차원 분광 관측 자료에서 정확한 회전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400여개 은하를 골라냈다. 이후 400여개 은하의 회전축을 나란히 정렬해 주변에 위치한 이웃 은하의 운동방향 분포를 겹쳐 봤다.

그 결과,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는 이웃 은하와 가까워지고 있는 이웃 은하를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지구 관측을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은하들은 우리 은하계와 가까이 회전하며 다가오고, 오른쪽에 위치한 은하들은 멀어지는 운동방향을 보였다.

또한 어둡고 가벼운 은하와 밝고 무거운 은하가 이웃에 위치했을 때 상호 작용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은하일수록 다른 은하가 가진 당기는 힘의 영향을 받기가 쉽고, 무거운 은하일수록 당기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관성은 은하와 은하가 최대 260광년 떨어진 곳에서도 나타났다. 은하가 1억년에 약 6만광년 정도를 이동한다고 추정했을 때 약 40억년 전 다른 은하와 인접 시 발생한 상호작용이 회전이라는 운동으로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이는 어떤 물체가 회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각운동량’으로 측정된 결과다. 각운동량은 한 번 외부 영향으로 변화가 생기면 추가적인 외부 영향이 있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은하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각운동량이 사용된다.

이준협 천문연 광학천문본부 박사는 "은하의 회전축과 회전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연구는 최근 주목받고 있다"라며 "은하의 회전 방향이 이웃 은하의 운동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천문학 분야 최상급 학술지인 미국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2월 10일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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