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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SK하이닉스, 수도권에 120조 투자 큰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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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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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용지로 경기도 용인을 신청한 까닭은 인재 영입과 협력업체 간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1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놓고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 244곳 중 약 85%가 서울과 경기에 있어 용인에 신규 용지가 조성된다면 유기적 협력 관계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약 448만㎡(약 135만평)에 달하는 반도체 단지를 조성하면 이천·용인·청주라는 삼각 축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천은 본사 기능과 연구개발(R&D)·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로 각각 활용할 예정이다. 또 용인 단지는 D램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용인 용지가 최종 확정되려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의결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날 용인시는 투자의향서를 경기도에 전달했고, 경기도는 다시 산업부에 발송한 상태다. 의향서를 전달받은 산업부는 검토를 거쳐 수도권정비위원회에 공장 용지 '특별 물량' 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국토부가 주도하는 수도권정비위원회가 심의한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까지 규제 샌드박스 적용 사례를 100건 이상 만들겠다고 밝히며 전향적 투자 유치를 공언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용인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관건은 지자체 반발 수위다. 최종 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수도권정비위원회는 정부 관료와 민간 전문가 등 2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정치권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이를 의식해 SK그룹과 SK하이닉스는 비수도권에 큰 투자를 약속했다. 이천에는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약 10년간 20조원 규모를, 청주에는 M15의 생산능력 확대를 포함해 10년간 35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또 이와 별도로 SK그룹이 향후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가운데 22조원을 비수도권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구미에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SK실트론을 통해 2년간 약 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약속했다.

비수도권에만 총 57조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날 일부 지자체는 크게 반발했다. 투자 계획에서 제외돼 있는 천안시가 대표적이다. 천안시의회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반드시 비수도권에 유치돼야 하는 사업"이라며 "용인시 입주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또 경북도는 "SK실트론 구미지역 투자계획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위기 상황에 직면한 구미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전자산업 및 지방 반도체산업 클러스터 육성과 과감한 대규모 투자가 함께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이상덕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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