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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비둘기색 더 짙어진 美연준…보유자산 축소 조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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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팔아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 카드 중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올해 안에 조기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당분간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다고 시사한 데 이어 연준이 비둘기파 정책 기조를 다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올해 말에는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가 너무 늦기 전에 올해 말에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발표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끝내는 과정에 대해 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29~30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성명을 발표해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보유자산 축소는 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이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여 보유자산을 늘림으로써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정책을 썼다. 그 결과 금융위기 전 1조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연준의 보유자산은 4조5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2017년 10월부터 연준은 유동성 과잉을 우려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자산 정상화에 나서며 자산을 4조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월 최대 축소 규모는 500억달러 수준이다. 시장은 연준이 보유자산을 2조5000억~3조5000억달러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 긴축이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자 연준은 보유자산 축소 조기 종료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작년 11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 보유자산이) 3~4년에 걸쳐 정상적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며 최소 2020년 말까지 자산을 축소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 1월 FOMC 기자회견에서는 "보유자산 축소를 끝낼 적당한 시점을 위원들이 고려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보유 규모로 빠르게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연준이 모기지담보채권(MBS)을 줄이는 대신 국채 보유량은 유지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보류하는 데도 연준 위원들은 합의했다. 1월 의사록에 따르면 모든 FOMC 위원들은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중국·유럽의 경제성장 둔화, 미국과 중국·유럽연합(EU) 사이 무역갈등 고조, 브렉시트 등으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 여지도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은 경제가 예상에 부합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경우에만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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