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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조선 '빅딜' 지켜본 삼성重,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로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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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올해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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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합자조선소 보유해 수주 경쟁 우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업계 '빅딜'을 바라보기만 했던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통틀어 1건 수주에 그쳐 '딜레마'로 자리잡은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존재감을 드러낼 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석유기업인 셸(Shell)이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 웨스트 프로젝트(봉가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입찰초청서를 배부했다. 봉가 프로젝트는 셸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합작해 나이지리아 연안에 대규모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시추, 서브시 등을 발주하기 위해 여러 부문에 걸쳐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을 포함해 인도와 호주, 중국, 네덜란드 등 해외 조선업체 등이 입찰 의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봉가 프로젝트 중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FPSO 부문 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현지에 해양플랜트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이 현지에 이미 조선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생산규정 준수에서도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지리아가 산유국이며 산업보호정책에 적극적인 개도국이기 때문에 현지 생산규정을 얼마나 준수할 수 있는가가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나이지리아 현지기업과 해양플랜트를 생산할 수 있는 라고스 합자조선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로 인도한 초대형 해양플랜트 '에지나 FPSO'의 상부 플랜트 모듈도 이곳에서 제작했다. 에지나 FPSO는 지난해 12월 첫 원유를 생산하며 가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빅3'의 한 축에서 '2인자'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은 조선업계 '빅딜'도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동력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일 산업은행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조선사 1, 2위와의 만남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물론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쳤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발생할 리스크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게 향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벼이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빅딜'인만큼 삼성중공업 나름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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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에 인도한 '에지나 FPSO'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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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도 삼성중공업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는 현대중공업이 단 1건을 따낸 것에 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었으며 삼성중공업은 2017년 하반기 1건을 수주한 게 전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그간 나이지리아에서 해양플랜트 사업을 진행해온 경험이 이번 봉가 프로젝트 입찰 경쟁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중공업이 2년 만에 해양플랜트를 따낸다면 오랜 수주 절벽을 겪은 조선업계 '딜레마'를 해소함과 동시에 향후 삼성중공업의 해외 사업 및 전체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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