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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영변 핵시설 폐기 스몰딜 아닌 빅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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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플루토늄 생산 막으면 북핵 기반 붕괴”



경향신문

같은 호텔 들어가는 김혁철·비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1일 오후 1시30분쯤(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뒤 파르크’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왼쪽 사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베트남 미대사관을 방문했다가 오후 8시쯤 같은 호텔로 복귀하고 있다(오른쪽). 북·미는 이날 이 호텔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 관련 첫 실무협상을 4시간30분가량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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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조치의 핵심으로 영변 핵시설의 폐기·검증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영변 핵시설이 효용가치가 떨어진 낡은 시설인 만큼 폐기에 합의하더라도 ‘스몰딜’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1일 영변 핵시설이 북핵 개발의 심장부인 만큼 폐기에 합의한다면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플루토늄 생산에 필요한 흑연감속로, 연료봉 재처리 시설,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 등이 영변 핵시설에 들어서 있어 북핵 기반이 무너지는 것인 만큼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통일연구원 주최의 ‘영변 핵단지 폐기와 협력적 위협감소(CTR) : 기술적 과정과 공간전환’ 토론회에서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면 플루토늄 생산이 안된다”며 “영변 이외 지역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더라도 그 가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영변 핵시설이 전체 북한 핵시설에서 50%밖에 안된다거나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영변 핵시설 폐기가 결코 스몰딜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실장도 “영변 핵시설은 1990년대 북·미 회담, 2000년대 6자회담 때에도 동결까진 갔지만 한 번도 검증, 사찰을 하지 못한 시설”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사찰까지 진전될 수 있다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으로, 굉장히 좋은 출발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검증작업이 쉽지 않을 것임을 우려했다. 안진수 전 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연구원은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 “원자로 가동 초기부터 계측기를 달아 모니터링을 계속하지 않는 이상 얼마나 생산했는지를 사후에 검증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숨기지 않더라도 북한이 낸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했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영변 핵시설부터 손대기 시작한다고 해도 재원 마련, 관련국들의 기술 지원 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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