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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한화 폭발 사고 유족들 "희생자 사고공정 문제 제기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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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희생자 김모씨 위험요인발굴서 제출했다고 전해 들어

한화측, 시설 개선 요구 있었지만 희생자도 제출했는지는 확인 안돼

대전CBS 인상준·고형석 기자

노컷뉴스

21일 오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유족들이 세종정부청사 고용노동부 정문 앞에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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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고 수개월 전에 현장 노동자들이 추진체 공정에 문제가 있다는 '위험요인 발굴서'를 작성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지난 14일 숨진 피해자 가운데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

현장 노동자들이 한 목소리로 '위험 경고'를 한 것인데, 방산업체인 한화가 '왜 시설개선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용동 유족공동대표는 세종정부청사 고용노동부 청사 근처에서 21일 기자들과 만나 '3명의 희생자 가운데 위험요인 발굴서를 작성한 직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작성한 것으로 안다. 희생된 김모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며 "그런 내용을 기록한 노트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4개 추진체 가운데 2개의 유압실린더는 정상 작동하고 2개는 사람이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며 "우리는 이 때문에 폭발이 발생했다고 유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가 지난해 5월 사고 이후에도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초 한화측은 지난해 1차 사고 후 회사 매뉴얼은 물론 각종 안전 대책과 관련해서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또 위험요인 발굴서라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사고를 막지 못했다. 특히 현장 노동자는 물론 숨진 피해자도 사고 공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요인 발굴서는 지난해 5월 1차 폭발사고 뒤 한화가 같은 해 12월부터 마련한 조치로, 현장 노동자들이 공정이나 추진체 작업을 하면서 위험 요인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한화측에 작성해 제출하는 보고서를 말한다.

위험요인 발굴서에는 지난 14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70동 이형공실 공정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추진체 유압실린더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을 뿐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한화측은 "지난해 12월부터 각 공정에 투입되는 팀별로 위험요인 발굴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사고가 난 공정과 관련해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해 이번에 숨진 직원들이 그런 내용을 작성해서 회사에 제출했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위험요인발굴서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폭발 원인이 위험요인발굴서에 작성된 추진체 유압실린더 때문인지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가 위험요인발굴서를 제출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사고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 오전 세종정부청사 고용노동부 정문 앞에서 1차 사고 이후 제대로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2차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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