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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북-미 정상회담 관련 재료에 일희일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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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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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이 두 개 있다.

하나는 관련된 모든 사안을 다 집어넣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명확하게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다른 하나는 핵심적인 사안만 남기고 모든 걸 제외하는 방법이다. 명쾌한 결론을 얻을 수 있지만 의외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처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다음 주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핵심적인 부분만 가지고 생각해 보면 둘 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1980년대 초 미국과 일본 사이 무역분쟁이 있었다. 왜 70년대가 아니고 80년대였을까? 두 시기에 일본 경제의 위상이 달랐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볼 때 70년대 일본은 경쟁 상대보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곳이었다. 두 나라의 경제 격차가 컸기 때문인데 80년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 경제가 미국을 압도해 적극적으로 견제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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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경제는 어떤 상태일까? 중국은 미국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미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금융과 하이테크 부문에서 둘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반면 도움받을 부분은 많다. 중국이 공산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해 주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풍요로운 소비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무역분쟁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번에 타협에 도달할 경우 상당 기간 둘 사이 분쟁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경제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 뒤에나 분쟁이 벌어질 텐데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얘기다. 북-미 정상회담도 비슷하다. 중간에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2차 정상회담을 넘어 완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에 도달하는 게 다시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두 나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두 사안에 대해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할까?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협상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 얘기된 재료여서 신선함도 떨어진다. 남북 경제협력은 우리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테마다. 1987년 무역-건설-금융으로 구성된 이른바 ‘트로이카’ 주식으로부터 시작했으니까 이미 33년이 지났다. 한 테마가 30년을 넘었다는 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 겪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서해에서 교전이 났을 때나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이번은 반대다. 악재에 반응하지 않았던 것처럼 호재에도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결론이 난 재료는 재료가 아니다. 이 말을 기억하고 며칠 동안 재료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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