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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김의겸, 美볼턴 방한 계획 질문에 “워싱턴의 나와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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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단 거듭된 확인 요청에 "우리 정부가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 아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물음에 "워싱턴의 나와바리임을 분명히 해달라"라며 확인해주지 않았다. ‘취재 영역’이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은어 표현인 ‘나와바리’는 언론계에서 쓰는 용어다. 김 대변인은 신문 기자 출신이다.

조선일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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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미국 CNN이 보도한 볼턴 방한 계획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우리 정부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고 "아침에 공지한 내용 그대로"라면서 "덧붙이자면 기자 생활하는 데는 나와바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워싱턴(특파원)의 나와바리임을 분명히 해주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출입 기자가 청와대 관계자에게 취재할 내용이 아니란 취지였다.

하지만 볼턴 방한 문제는 청와대 담당 영역이기도 하다. 볼턴이 방한할 경우 그를 상대할 우리 측 인사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대통령은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전권(全權)’을 갖고 있다. 미 백악관 안보 책임자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방한하는 문제는 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김 대변인은 ‘볼턴과 정 실장의 면담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했다. ‘볼턴 방한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이냐, 방한과 관련 일정 협의가 없다는 거냐’라는 물음에는 "뭐라고 답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통상 양국 NSC 책임자인 정의용-볼턴 간 협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방문 사실이나 협의 내용 중 일부는 사후적으로 공개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금일 오후 정 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가 개최되었다"며 "상임위원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유관국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한편 대변인 정례브리핑 후 취재 편의를 위해 청와대가 녹취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대변인 브리핑 전문에는 ‘나와바리’라는 표현이 ‘관할’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어 있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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