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기념 앨범 및 신곡 발표
‘노래 인생 60년 나의 노래 60곡’
5월 세종문화회관부터 전국 투어
21일 서울 소공동에서 데뷔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회 참석한 가수 이미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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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해 올해로 노래 인생 60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78)의 소감은 소박했다. 인생의 8할을 ‘엘레지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살아왔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시간이 지나면 스러지듯 자연스럽게 ‘낙화유수(落花流水)’를 준비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21일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주제는 ‘노래 인생 60년 나의 노래 60곡’. 이날 발매된 60주년 기념 앨범과 동일한 제목이다. 그는 “50주년 기념곡이 마지막인 줄로만 알았는데 운 좋게 6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공연처럼 라이브 연주에 맞춰 10여 곡을 새로 녹음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성량이 예전만 못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20대부터 70대까지 목소리를 통해 지나온 세월과 변해가는 과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자는 ’서서 말씀 드려야 도리일 것 같다“며 간담회 내내 선 채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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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 역시 이 같은 감정의 연장선에 있다. 50주년 기념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을’을 만든 김소엽 시인, 장욱조 작곡가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이미자가 소회를 밝히면 김 시인이 노랫말로 다듬는 식이었다. 다만 10년 전 노랫말이 “쓰라린 아픔 속에서도 산새는 울고/추운 겨울 눈밭 속에서도 동백꽃은 피었어라” 등 설움이 굽이굽이 맺혀있었다면, 이번엔 “우리의 눈물은 이슬 되어 꽃밭에 내리고/우리의 아픔은 햇빛 되어 꽃을 피웠네” 등 한결 온화해졌다.
66년 발표된 '섬마을 선생님' LP를 들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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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순간으로는 59년 데뷔, 73년 베트남 위문 공연, 2002년 평양 단독 공연 등 ‘최초’의 순간을 꼽았다. 하지만 “가장 기뻐야 했을 때 역시 항상 붙어 다니는 꼬리표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이미자의 노래는 천박하다” “술집에서나 부르는 노래다” 같은 세간의 평가가 소외감을 느끼게 했던 것. “나도 서구풍 발라드 노래 부를 수 있는데 바꿔볼까 생각했었죠. 하지만 참았습니다. 견뎠습니다. 60년이 흐르고 난 지금에 와서는 절제하면서 잘 지내왔구나 하는 마음에 자부심까지 갖고 있습니다.”
이미자는 ’내일은 없다, 지금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매년 쉼없이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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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가요의 뿌리가 사라져 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사 전달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슬프면 슬픔을 전달해주고, 기쁘면 기쁨을 전달해줄 수 있는 게 가요니까요. 하지만 서구풍이 많이 몰려오다 보니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발음을 정확하게 들을 수도 없습니다. 슬픈 표정 하나 없이 가슴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분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이 더 흐르더라도 우리 가요의 뿌리가 남겨지기를 바랍니다.”
2009년 5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0주년 콘서트. [중앙포토] |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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