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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유럽 다그치던 트럼프, 정작 자국 IS 가담자는 송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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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던 미국인 여성 호다 무타나(25)에 대한 송환을 거부했다. 유럽 국가들에 “자국 IS 조직원을 데려가라”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무타나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무타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다”라며 “그에게는 어떤 법적 근거도, 유효한 미국 여권도, 여권에 대한 권리도, 미국을 여행할 비자도 없다”고 말했다.

무타나는 대학생 때인 2014년 시리아로 들어가 한때 트위터에 IS 동조를 촉구하는 선동요원으로 활동했다. 2017년 국제연합군이 IS 포위작전에 나선 뒤 임시거처를 전전했고, IS 조직원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18개월 된 아들과 지난달 탈출해 쿠르드군이 관할하는 수용소에 머무르고 있다. 무타나는 최근 가디언 인터뷰에서 “너무 무지했음을 용서해달라고 말하고 싶다”며 미국 귀환 의사를 밝혔다.

미국 정부가 무타나의 미국 시민권 문제를 거론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무타나의 아버지는 예멘 외교관 출신으로, 가족들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외교관 자녀는 미국에서 태어나도 시민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무타나의 가족들은 아버지가 외교관을 그만두고 한 달 뒤에 무타나가 태어났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무타나도 “미국을 떠나기 전 미국 여권을 신청해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송환 거부가 지난 16일 “유럽 동맹국들은 IS 포로를 데려가 재판에 회부하라”고 엄포를 놓은 것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무타나 가족 변호인은 “유럽 국가들에는 그렇게 말해놓고 미국 시민을 두고 ‘게임’을 하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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