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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왜 文에 화내나" 묻자…이재오 "우리도 정권 잡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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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왼쪽), CBS라디오 김현정 PD 겸 앵커. [뉴스1,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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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병보석'을 주장하는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행자 김현정 앵커와 설전을 벌였다.

이 고문은 이날 방송에서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변호인단이 보고는 '저대로 가다가는 잘못하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의사에게 몇 차례 진단을 받고 최종 확인을 받았는데 의사들 견해도 비슷하다"며 보석을 신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 연세가 지금 우리 나이로 거의 80세인데 경찰이 얼마나 잔인하냐 하면, 형사 소송법에서 만 70세가 넘으면 불구속이 원칙인데 전직 대통령이고 나이가 80세이고 건강이 극도로 안 좋은데도 그걸 갖고 괜찮다는 둥 이런 헛소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역대 검찰 중 가장 잔인한 검찰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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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가 임박한 지난해 3월 22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에 이재오 전 의원이 승합차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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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은 김 앵커가 방송 진행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검찰 측 입장을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이 고문이 "검찰이 얼마나 잔인하냐"고 재차 반문하자 김 앵커는 "검찰의 이야기를 그럼 제가 대신 전해보겠다"고 했다. 김 앵커가 "검찰의 얘기는 이 전 대통령의 질환은…"이라며 설명하려 하자 이 고문은 "검찰은 항상 죽어 나가기 전에는 수감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고 말을 끊었다.

김 앵커가 "제가 청취자들께 설명하는 거니까 잠시만 들어달라"고 요청하며 "(검찰 측 주장은) MB의 질환들은 만성 질환이거나 일시적인 신체 현상일 뿐 긴급한 문제가 아니다. 수면 무호흡증이란 코골이가 심한 분들한테 흔히들 동반되는 증상으로 미국에서는 양압기를 구비해서 일상적으로 쓴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이 "검찰은 곧 죽어도 수감생활에 지장 없다는 사람들인데 검찰 말을 말이라고 옮기냐"며 따지자 김 앵커는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든지 긴급을 요하는 병이 아니면 내보내 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내보내 준다면 재소자들 중에 상당수가 병보석으로 나가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되물었다.

이 고문은 "'정부 방송'이나 그런 걸 전한다"는 표현을 썼다. 김 앵커는 "청취자들이 듣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검찰의 입장이 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장이 있고 다 들려드리면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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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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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문은 돌연 "내가 김 선생님한테 화내는 건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님께 화를 내는 거다"라며 문 대통령을 언급했다. 설전은 전직 대통령 보석 여부를 '누가 결정하는가'로 넘어갔다.

김 앵커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이렇게 해라 말아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 화를 내시냐"고 묻자 이 고문은 "문재인 정권이다. 전직 대통령 보석 여부를 대통령이 결정하지 누가 결정하겠나"라고 대꾸했다. 김 앵커가 "보석 여부를 대통령이 결정하나요?"라고 묻자 이 고문은 "우리도 정권 잡아봤잖아요"라고 답했다.

김 앵커가 "그때는 그러셨나. 대통령이 보석 여부를 결정했나. 법원이 하는 거 아닙니까? 판사가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되묻자 이 고문은 "법원이 결정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결정 정도는, 국회의원만 결정해도 다 위에 사인 받아야 되는데 지금 그보다 더 약한 것도 정권에 사인받고 민정수석실에서 컨트롤하는데 김현정 선생이 그렇게 얘기하니까 친정부 소리 듣는 것"이라며 "CBS가 언제부터 친정부가 된 건가"라고 화를 냈다.

김 앵커는 여기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 앵커는 "(친정부 방송이라는) 그 이야기는 전화 끊고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고문은 "진행하세요 그러니까"라고 대꾸했다. 김 PD가 "이재오 상임고문님 지금 오늘 화가 많이 나셨어요. 정치보복이라고"라고 마무리하자 이 고문은 "화가 나도 보통 난게 아니지 지금"이라고 답했다.

구속 수감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와 관련 이 전 대통령 측은 몇달 전부터 "수면무호흡증 등 지병으로 돌연사 위험이 있다"며 보석을 주장해왔다. 이번 3·1절 광복절 특사 명단에 전직 대통령들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병보석 문제를 두고 씨름 중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당뇨병, 황반변성 등 9개로 심히 우려스럽다"며 "의학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을 가볍게 보는 일반인의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돌연사와의 연관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검찰 측은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지병 사유로 보석을 하면 일반 수감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긴급한 수술을 요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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