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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정면돌파 원희룡, 표정관리 도의회…제주형 협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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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니스트 고재일 "협치 실종 징후 넘쳐나"

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노컷뉴스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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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2월 21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시사칼럼니스트 고재일

◇ 류도성> 매주 목요일에 돌아오는 <뉴스톡> 코넙니다. 오늘도 시사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들고 오셨습니까?

◆ 고재일> 지난해 함께 첫 발을 내디딘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과 제11대 도의회 사이에 미묘한 기운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출범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금이 가고 있는 두 기관의 협치 문제를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 류도성> 사실 지난 반년 가량을 돌아보면 제2공항 추진에 따른 논란도 논란이거니와, 영리병원 조건부 허용이라든가 비자림로 확장 등 이슈가 많기는 했습니다만 도정과 의회가 직접 대립하는 모습을 본적은 없는 것 같거든요. 혹시 제가 모르는 무슨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한 겁니까?

노컷뉴스

◆ 고재일> 그건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협치가 어그러지고 있다는 것이 표면화 된 것은 없습니다만, 여러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는 얘기죠. 아시겠습니다만, 지난해 7월 함께 출범한 두 기관의 경우 초기에는 사이가 좋지 않았겠습니까? 결국 불발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원희룡 도지사가 도의회에 행정시장을 추천해 달라고 했고요.

아직까지 실적은 없습니다만 상설협의체 구성에도 합의하기도 했거든요. 정무부지사 인선이라든가 예산 문제도 큰 대립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어제 원희룡 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추진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사업이고 도민숙원사업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죠? 이에 도의회가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도의원이죠. 정민구 의원과 홍명환 의원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이번 임시회 처리를 목표로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마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해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고요. 홍 의원 역시 어제 임시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원 지사가 도민과 도의회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 같아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류도성> 그제죠. 임시회 개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여야가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까? 의원들의 그런 목소리를 내자마자 도지사가 정면돌파를 선언했으니 의회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뒤통수를 맞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아직까지는 표정관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만, 의회가 적잖이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제2공항 갈등에 대해 정치권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물론 원 지사가 본회의에서도 제2공항에 대한 의지를 살짝 비췄으니, 어제 담화문 발표는 예견된 일일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늦춰오던 제주도의 입장 발표 시기를 본회의 다음 날 터뜨린 것을 두고서는 정무적으로 얘깃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류도성> 또 어떤 이상한 징후들이 감지됐습니까?

◆ 고재일> 저희 <뉴스톡>에서 지난달에 한 번 다룬 적이 있죠. 원희룡 도지사가 의회에 내건 약속, '도의원 공약도 100% 이행하겠다'는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드리지 않았습니까? 의회에서 드디어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어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기획조정실과 소통혁신정책관실에 대한 업무보고를 진행했는데요. 김황국 도의원이 이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습니다. 도지사 공약 이행을 위한 올해 예산이 7500억 원이 반영됐음에도 도의원들의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도지사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는데요. 제가 설명드렸습니다만, 이게 왜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이유를 혹시 기억하십니까?

◇ 류도성> 그거 아니었나요? 행정에서 도의원 개인의 공약을 관리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관위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전해주셨던 것 같은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도의회가 정책협의 형태로 도정에 제안하면 위반 가능성은 줄어들 것 같다고 선관위가 덧붙이기는 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드렸는데요.

제주도 관계자가 도의원들의 공약 예산을 내년에 적극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약간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만, 김황국 의원은 검토가 아니라 반영하겠다는 말로 알아듣겠다며 재차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듣고보니 새해부터 도정과 의회의 기싸움이 팽팽했던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다른 곳에서는 어떤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까?

◆ 고재일> 국내 첫 영리병원 1호죠. 중국 녹지그룹 사업자인 녹지국제병원 측이 지난 14일 제주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습니까? 공론화 조사를 무력화시키면서까지 조건부 허가를 강행한 원 도정에 대해 의회 입장에서는 역시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각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밖에도 이번 임시회 처리를 준비하다가 도의회가 한발 물러선 것이 있죠?

◇ 류도성> 더불어민주당 이상봉 도의원이 발의한 카지노 조례안 말씀이시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많은 도민들의 우려가 이어지자 카지노 대형화의 꼼수를 막기 위해 영업장 이전 조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죠. 조례안 발의 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업자라든가 카지노 협회의 반발이 이어졌는데요.

이는 어찌보면 충분히 예견된 일이기는 합니다만, 문제는 제주도가 개정안에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보류된 측면도 분명히 있거든요. 의회 입장에서는 '이게 과연 협치냐' 볼멘소리가 나올 법한 대목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자면 특히 의회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가 아닐까 하는데요.

제주도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의회가 약간은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 도의회 업무보고에서는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민주당 제주도의원들이 오는 26일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만 어느 쪽으로 가든 원 도정에 대한 화살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류도성> 협치가 점점 멀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 고재일>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가 별도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특위의 조사를 도정이 어느 정도 협조할지도 의문이고, 이 과정에서 또 기관간 감정대립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제주형 협치 안착을 약속한 김태석 의장 역시 연일 원 지사에 대한 비판에 가세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입니다. 그제 본회의 개회사에서 원 지사가 갈등 조정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얘기를 제주CBS 신년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었죠? 무엇보다 내년 4월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협치가 예상처럼 잘 될까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정과 도의회의 협치 지속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라면 아마 오는 4월 8일부터 진행될 도정질문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데요. 무엇보다 도민들을 위해 짬짜미는 지양하되 균형과 견제 속에서 어떤 협치를 추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두 기관에게 필요해 보입니다.

◇ 류도성> 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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