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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꿀잼여행] 제주권: 중산간 마을의 매력 '뿜뿜'…교래리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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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숲길'서 인생샷, 경주마 교배 구경…곳곳에 '깨알 재미'

연합뉴스

'샤이니 숲길' 찾은 관광객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샤이니 숲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19.2.21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번 주말 경주마와 삼다수의 고향, 한적한 중산간 마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橋來里)로 떠나보자.

한라산의 동쪽, 해발 300∼700m 고도의 평탄한 중산간에 위치한 교래리로 가려면 골짜기를 잇는 다리를 여러 차례 지나야 했다. 다리(橋)가 많아 교래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교래리엔 산굼부리와 돌문화공원을 비롯한 유명 관광지도 다수 있지만 곳곳에 깨알 같은 재미도 숨어있다.

◇ 인생 사진 남기려면 '샤이니 숲길'로

요즘 여행자들에겐 멋진 사진이 필수다.

교래리엔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고도 최고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이름하여 '샤이니 숲길'.

누군가 사려니 숲길의 '오마주'로 이름 붙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샤이니 숲길은 가로 6m, 길이 50m의 곧게 뻗은 자그마한 흙길이다. 제주를 상징하는 요소들로 마치 영화를 찍는 세트처럼 강렬하게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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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리 '샤이니 숲길'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샤이니 숲길'을 찾은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2.21



누군가 땅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심어놓은 삼나무들과 그 바로 옆에 듬성듬성 남은 돌담, 새까만 화산석 흙바닥에 화사한 햇살이 더해지면 제주만이 선사할 수 있는 운치를 드러낸다.

눈이라도 내리면 더욱 빛난다.

요즘 이곳은 웨딩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최고 인기 장소로 꼽힌다.

주소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719-10.

◇ '수십억 몸값' 말들의 사랑

교래리엔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주마 육성목장인 '렛츠런팜' 제주가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가량인 217만㎡에 마사, 초지, 의료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렛츠런팜 제주에선 어린 말을 육성하고 교배를 통해 경주마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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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 팜 제주의 겨울
[연합뉴스 자료사진]



2월 말부터 6월까지 렛츠런팜 제주에선 경주마들의 '사랑의 계절'이 시작된다.

약 3개월 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자랑하는 경주용 씨수말들을 중심으로 교배가 진행된다.

렛츠런팜 제주는 이달 20일부터 교배장에서 씨수말 6마리와 암말 470마리를 대상으로 교배를 시작했다.

이번 주말 렛츠런팜 제주 내의 교배소에 가면 2층에서 유리창을 통해 경주마의 사랑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다소 민망할 수도 있지만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방문객들은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오전 9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두 차례다. 생각보다 교배 시간이 길지 않으니 시간엄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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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메니피 교배작업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한국마사회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렛츠런팜에서 씨수말 메니피(Menifee)의 교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니피는 한국마사회가 300만 달러를 들여 2006년 수입한 씨수말로 메니피의 자마 몸값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한다. 2019.2.20 jihopark@yna.co.kr



몸값에 걸맞게 탁월한 운동 능력을 지녀 현역 시절 화려한 성적을 냈던 씨수말들은 교배기에 '황제급' 대우를 받는다.

씨수말은 가로 4.5m, 세로 4.5m 크기의 넓은 마방에서 생활하며 홍삼과 마늘, 해바라기 씨와 현미유가 첨가된 최고급 사료만 먹는다.

한 달 식재료비만 1천만원에 달할 정도다.

씨수말들은 축구장 만한 전용 초지도 배정받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교배 절차도 철저히 씨수말 위주로 진행된다.

씨암말 관리사가 씨암말을 깨끗이 씻은 뒤 씨수말 보호를 위해 씨암말의 꼬리를 감아놓는다.

이후 '시정마'가 투입돼 씨암말의 발정 여부를 확인한다. 시정마는 씨수말이 교배하기 전 씨암말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시정마의 임무가 끝나면 씨수말이 교배한다.

말의 교배기는 3월부터 6월까지다.

이 기간에 씨수말 하나가 상대하는 암말은 80마리에 달한다.

1회 임신할 확률은 70%. 임신에 실패하면 교배를 반복한다.

올해 씨수말들은 100회 남짓 교배한다.

◇ 담백한 맛, 토종닭 코스 요리 '강추'

교래리 주민들은 1970년대 말부터 토종닭을 집 마당이나 텃밭 등에 풀어 길렀다.

2009년 교래리가 제주도가 지정한 '토종닭 유통특구'가 되기 전에도 교래리 주민들은 관광객과 도민들을에게 직접 기른 토종닭으로 백숙, 샤부샤부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마을 입구에는 토종닭 유통특구 지정 당시 세워진 대형 아치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지정 첫해에는 30여 개 토종닭 전문 음식점이 성업했다. 지금은 세월의 흐름 속에 관광객과 도민들로부터 인정받은 10여 개 유명 음식점이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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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리 토종닭 코스 요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 음식점은 닭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토종닭 사육 농가로부터 살아 있는 닭을 들여와 직접 잡아 요리하거나 도계장에서 잡은 신선한 닭을 매일 공급받는 방식으로 맛을 유지한다.

토종닭 전문음식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요리는 '닭 샤부샤부-백숙-녹두죽'으로 이어지는 닭 한 마리 코스 요리(4인 기준 6만원 안팎)다.

야채 등으로 우려낸 진하면서도 깔끔한 육수에 얇게 발라낸 닭가슴살을 살짝 넣어 데쳐 먹는 담백한 샤부샤부의 맛은 일품이다.

닭가슴살을 펄펄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소스에 찍어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안이 황홀해진다.

고기를 데쳐 먹고 나면 취향에 따라 사리를 육수에 넣어 먹을 수도 있다.

다음은 접시 한가득 나오는 백숙. 토종닭 특유의 쫄깃함이 가득한 닭 다리를 손으로 잡아 뜯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진다.

마지막 순서는 토종닭 육수로 끓인 녹두죽이다. 깔끔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행복한 포만감을 선사한다.

닭 한 마리 코스 요리 외에 단품으로 식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토종닭 칼국수나 매운 닭복음탕, 닭갈비도 맛볼 수 있다.

점심 시간 주차장이 가득 찬 식당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음식점에 따라 닭볶음탕과 닭갈비, 닭칼국수를 취향에 따라 맛볼 수 있다.

◇ 교래리의 또 다른 재미는

교래리엔 천연기념물 제263호인 화산분화구 산굼부리와 돌문화공원, 에코랜드, 제주미니랜드, 사려니숲길, 교래자연휴양림, 제주삼다수 생산공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소규모 말 목장들도 여러 곳 있어 주말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작은 시골 학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조천초등학교 교래분교를 찾아 옛 추억을 되살려 보는 것도 좋겠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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