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역대급 망발… 사퇴해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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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이 정부ㆍ여당에 대한 20~30대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 대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젊은층 민심과 관련한 지지율 하락을 엉뚱한 이유를 들어 과거 정권 탓으로 돌리는 것이어서 야당 측이 거센 공세를 예고했다. 자유한국당은 즉각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청년을 모욕하는 망언’”이라며 설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설 의원은 22일 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대는 교육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독특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20대가) 학교 교육을 받았던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한 세력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지금 20대를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실언으로 비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부만 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하면서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건 교육이 제일 크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고령층을 폄하하는 듯한 언급도 계속했다. 그는 “사실 지금 연세가 많은 분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정확히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경우 민주주의와 전혀 상관 없이 자라온 사람 아니냐”며 “나는 유신교육 직전에 고등학교를 마쳐서 정확히 민주주의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대에 대한 정부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대 정책이 실패했다면 여성들도 지지가 떨어져야 하는데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며 “젠더 간 갈등을 우리가 제대로 소화를 못한 것 아닌가. 그래서 교육 이야기를 꺼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당장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역대급 망발”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본인이 속한 진영에 대한 지지를 보내지 않으면 바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멍청이가 된다는 건가”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수석부대변인도 “청년 실업 등에 따른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되지도 않는 말장난에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설훈 의원실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게 아니라 교육 환경ㆍ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오해를 불러일으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다만 20대 청년들에게 사실이 아닌 일로 자극하고 갈등을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