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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KIA ‘새 外人타자’ 해즐베이커가 ‘타이밍’을 잡는 이유 [이종열의 진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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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가 스프링캠프 중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일반적인 훈련 방법과는 뭔가 다른 방식으로 필자의 시선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올 시즌 KIA에서 새로 영입한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32)였다. 보통 스프링캠프는 훈련양을 많이 가져간다.

하지만 해즐베이커는 티 배팅, 프리배팅 그리고 라이브 배팅시간에도 많이 치기 보다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스트라이드 동작을 반복했다. 필자가 본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매일경제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 캠프가 차려졌다. KIA 해즐배이커가 연습경기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해즐베이커는 190cm 86kg의 신체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경력은 두 시즌 동안 통산 155경기 65안타 14홈런 38타점 6도루 타율 0.258이다. 마이너리그 경력은 10시즌 동안 통산 915경기 854안타 99홈런 431타점 267도루 타율 0.260을 기록했다.

KIA에서는 해즐베이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까지 몸 담았던 로저 버나디나에 비해 젊고 빠르며 좋은 운동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선수에게 강점인 스피드에 대해 직접 물었다.그는 “스피드의 의미가 ‘빠른 주력과 더불어 빠른 스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KBO리그에서 성공 하기 위해서는 빠른발과 함께 공격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타이밍을 KBO리그 투수들에게 맞추기 위해 스트라이드 훈련을 반복하며 타이밍을 조율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수들이 스프링 캠프에 오면 타격폼, 투구폼을 수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변화의 주체가 선수가 되는 것과 코치가 되는 것은 차이가 크다. 폼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지 않을뿐더러 자칫하면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여기서 프리랜서 스포츠 저널리스트 니노미야 세이준이 쓴 책 ‘승자의 사고법’에 나온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의 ‘명감독, 명코치의 사고법’이라는 챕터에는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부분이 나온다. 운동선수들에게 자세 교정이라는 명목하에 폼을 수정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그것이 옳은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폼을 수정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가르치기 보다는 도움을 주는 역할을 강조한다.

해즐베이커를 보면서 느낀 것은 타격폼의 수정이 아닌 타이밍의 변화이다. 스윙폼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타이밍은 변화를 줄 수 있다. KBO리그 투수들은 미국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비해 투구 템포나 투구 스피드, 그리고 변화구의 각도가 다르다. 이것에 대한 숙지와 이를 공략할 자신만의 정확한 루틴에 맞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KBO리그에 와서 가장 필요한 것을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적응이라고 한다. 그 적응은 결국 야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자신만의 정확한 루틴을 통해 실력을 발휘해서 얻은 자신감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해즐베이커는 ‘타이밍’을 잡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KBO리그에서 빛을 발하길 응원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국가대표팀 수비코치)

영상제공=DC베이스볼

기록=MLB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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