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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정신질환 치료에 올인한 한국…생애주기별 예방관리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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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연말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외래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질환 치료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생애주기별 예방·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2017년 정신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매년 증가 추세로, 질환별로는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환자수 및 진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 환자 수는 우울증(51만 1059명), 불안장애(35만 799명), 불면증(13만 1535명) 순이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20대 이후에 급격히 증가해 50대 환자 수가 가장 많았으며 불면증 환자는 50~6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19세 이하에서는 과활동성 주의력 결핍장애(ADHD)를 포함한 운동과다장애, 20~79세에서는 우울증, 80세 이상에서는 치매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유럽처럼 치료뿐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예방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 31개국에서는 치료 뿐 아니라 학교 및 직장에서 정신건강 증진 및 자살방지 프로그램을 상시운영, 100개가 넘는 정신질환 예방과 홍보 프로그램을 생애주기별로 운영 중이다. 산전, 출산 전후 영아기, 2~10세의 어린이와 부모, 11~25세 아동 및 청소년, 직장인, 실업자, 고령자로 목표 연령대를 세분화해 적용하고 있다.

더욱이 산전·출산 전후 및 영아기 때에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가 높아 영국·헝가리·독일에서는 이 시기의 양육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특히, 독일에서는 0~3세까지의 조산아 부모에게 조산사 및 기타 전문가를 지원해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기지원' 이니셔티브를 실시한다. 자살예방과 관련해 핀란드에서는 1980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예방 캠페인을 전개해 30년 동안 자살률을 50% 이상 감소시켰다.

이와 관련 김혜란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유럽 국가들의 사례처럼) 치료뿐 만이 아니라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예방 및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특히, 사회적으로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집중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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