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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광고 한 번 하기 까다로운 저축은행들, ‘빈틈’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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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저축은행이 광고를 내보내는 목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널리 알리는 것. 더불어 ‘대부업’, ‘부실’ 같은 부정적 이미지도 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한 번 광고를 만들어 노출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TV용 영상 광고를 하려면 이중삼중 얽힌 규제에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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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광고 규제의 대표적인 게 ‘표현’이다.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은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넣도록 규정한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도 자율규제 사항으로 광고심의를 하는데, 광고 중에 어떤 식으로든 ‘누구나’, ‘최저’, ‘최대’ 이런 표현을 피하도록 한다.

방송시간도 제한을 둔다. TV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선 특정시간대(평일 오전 7~9시, 오후 1~10시)에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이런 제약 때문에 일부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빈틈’을 찾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광고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달 초엔 자체 캐릭터인 ‘읏맨’이 등장하는 TV광고를 새로 제작해 공개했다. 읏맨이 과보비를 부추기는 괴물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상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캠페인성 광고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꾀했다”는 게 저축은행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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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이 광고는 같은 내용, 두 가지 버전이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광고 중에 ‘OK저축은행’ 대신 ‘OK금융그룹’을 표기했다. 방영 시간제한을 피하려는 나름의 전략이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중금리 대출상품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직접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주로 심야시간대에만 방영된다. 아무래도 광고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TV 광고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중금리 광고의 후속 버전을 제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는 ‘은행저축 프로젝트’라는 사회공헌 영상물도 내보내고 있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TV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구체적인 효과를 따지긴 어렵다. 반면 온라인 채널 광고는 효과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TV 광고를 했던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온라인 채널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기도 노선을 바꿨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까지 TV 광고를 했으나 워낙 제약이 많아서 TV 쪽은 현재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제작한 광고 영상도 온라인을 통해서만 공개했다.

저축은행업권에선 광고 규제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온라인에선 시간규제 없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여전히 TV 쪽에만 엄격한 기준을 유지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온라인이 규제 ‘무풍지대’여서 더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은 저축은행의 인터넷, 모바일 광고 실태조사를 벌여 “부동성 우려가 있는 광고 사례가 222건이었다”고 밝혔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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