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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최신혜의 외식하는날]요기요, 3월 '반값할인' 예고에 "대기업의 횡포" 영세 자영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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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76% '요기요 할인으로 매출 하락'

"외식업 불황 속 대형 프랜차이즈만 살아남아" 깊은 한숨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이것은 대기업의 횡포를 넘어선 (영세 자영업자) 학살 수준입니다. 이런 식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들만 살 수 있는 시스템이 유지된다면 저같은 삼류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은 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 할인 이벤트가 아닌, 외식업 구조의 문제예요."


3일 서울시 관악구에서 소규모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허재영(가명·49)씨의 한탄이다. 허 씨는 "올 초부터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불황에 큰 타격을 입지 않던 치킨업종에서까지 연이어 점포를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본사 지원이 가능한 대형 프랜차이즈만 참여할 수 있는 일명 '반값 할인' 이벤트 등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너무도 큰 타격"이라고 한숨 쉬었다.


앞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BBQ치킨을 비롯해 KFC, 본도시락, 죠스떡볶이, 배스킨라빈스 등 다수 프랜차이즈의 메뉴를 반값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본사와 요기요에서 할인금액을 대부분 지원해주고, 가맹점에서 주문건당 소수의 금액과 요기요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식의 이벤트다. 행사는 며칠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서버 폭주로 인한 마비 사태를 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요기요 측은 이번 달 역시 반값 할인 이벤트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외식 물가 폭등으로 인해 가계 지출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프랜차이즈나 개인 음식점 사장들은 임대료 폭등,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간신히 이어오고 있는 영업이 치명타를 입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요기요 반값 프로모션이 우리 가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131명 중 31명(23.66%)을 제외한 100명(76.34%)의 자영업자들이 '(해당 프로모션 실시 후) 매출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매출이 50% 이상 하락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도 35명(27.72%)에 달했다.


'3월에도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 요기요를 탈퇴할 것인가'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전체 응답인원 173명 중 '무조건 탈퇴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한 자영업자가 68명(39.31%)에 달했다. '가입을 유지하겠다'는 자영업자는 28명(16.18%),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자영업자는 34명(19.65%)이었다. 나머지 43명(24.86%)은 아예 요기요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다수 자영업자들은 외식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배달앱 권력이 점점 막강해지며 '빈익빈부익부'의 구조적 기형이 극심해지는 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김동영(가명·51)씨는 "예전 같으면 동종업계의 단순 할인 이벤트에 이렇게까지 일희일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임대료과 인건비 상승, 배달앱의 시장 독점 등 문제가 조정되지 않을 경우 영세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나가떨어지고 결국 대형 프랜차이즈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와 관련해 요기요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으로 혜택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요기요 서비스 내에서 일반 가맹점 분들을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해두고 요기요를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실제 일반 가맹점 사장님들이 요기요 내에서 10~15%의 타임할인 프로모션 기능을 통해 본사 없이도 직접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앱 내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게운영과 음식배달에 필요한 물품을 최대 60%까지 저렴하게 제공하는 알뜰쇼핑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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