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이들·너는 갔어야 했다
2013년 '그날'로 데뷔한 이보람은 근래 대학로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극작가다.
2014년 초연된 '소년B가 사는 집'은 열네살 때 친구를 죽이고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출소한 주인공 '대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집중해 가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주위의 냉담한 시선을 그리며 우리가 가진 편견의 폭력성을 조명한다.
걷는사람. 92쪽. 8천원.
소년B가 사는집[걷는사람 제공] |
▲ 여우의 빛 = 2009년 '여우의 빛'으로 등단한 이동욱의 첫 소설집.
만일 당신이 한때는 유일했지만 지금은 희미해진 꿈과 사랑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이 소설집이 상실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태도를 알려줄 것이다.
수록된 여덟편의 작품은 각각 무심코 흘러가 버린 시간을 독자 앞에 낱낱이 펼쳐 보이며 흐르는 시간 속의 모든 순간을 포착해 기록하는 데 집중한다.
표제작 '여우의 빛'의 주인공은 조직의 명령을 받고 자신의 '멘토'였던 L을 죽이는 순간, 빈방이 내뿜는 '내가 없는 사이 벽이 참았던 호흡'을 느낀다.
이처럼 '여우의 빛' 주인공들은 상실로부터 피어난 절망을 피하지 않고 외려 즐긴다.
민음사. 292쪽. 1만2천원.
여우의 빛[민음사 제공] |
▲ 사람의 아이들 = 영국 추리소설의 여왕 P.D. 제임스가 쓴 단 한 편의 SF.
인류가 마침내 재생산 능력을 잃어버리고 완전한 불임이 되었다.
20년 넘게 새로 태어난 아기가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고, 문명은 무너지고 있다.
옥스퍼드대의 역사학자 테오 페이런은 밝고 매력적인 여인 줄리언으로부터 그의 사촌인 영국 총통에게 전언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과연 줄리언과 그녀의 혁명가 그룹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열쇠를 지닌 것일까. 또 그들은 테오의 삶에 대한 열망을 깨울 수 있을까.
이주혜 옮김. 아작. 416쪽. 1만6천500원.
사람의 아이들[아작 제공] |
▲ 너는 갔어야 했다 = 독일 문단의 귀재 다니엘 켈만의 신작 공간지각 미스터리.
작가가 45분이면 다 읽을 수 있다고 예측한 이 소설은 짧지만 강력한 서사를 자랑한다.
시나리오 작가인 '나'는 배우인 아내와 네살 난 딸과 함께 겨울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부족할 것 없는 가정에도 드러나지 않는 갈등은 있는 법.
집주인도, 동네 내력도 알지 못하는 이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부부에게는 외면하고 싶은 비밀이 고개를 든다.
임정희 옮김. 민음사. 92쪽. 8천800원.
너는 갔어야 했다[민음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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