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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데드라인 넘긴 르노삼성 임단협..제2의 ‘GM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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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데드라인 넘기고도 타협점 찾지 못해

노조 42차례 최장 파업으로 1780억 손실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금·단체협약 협상 타결 ‘데드라인’을 넘기면서 신차 배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9월로 종료되는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반토막난다. 공장 폐쇄로 이어졌던 ‘한국GM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일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임단협 집중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원샷 보너스 7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2차 수정 제시안을 노조에 추가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1회성 수당 대신 고정 급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협상 막판에 의제로 제시하며 사측의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협의’로 되어 있는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 요구하는 것은 부산공장이 리바이벌 플랜 후 지금까지 개선해 온 우수한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는 향후 수출 물량 확보 경쟁에서의 경쟁력 저하 및 궁극적으로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교섭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르노그룹의 제조와 공급을 총괄하는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부산공장을 찾아 “2주 이내(3월8일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는 지난달 26일 노조 집행부와 만난 자리에서 “3월8일까지 임단협을 타결하고 다음 일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20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이 기간 중 부산공장에서 총 42차례, 160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총 1780억원이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추산했다. 르노삼성 협력업체들 또한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지속가능성이 큰 위협에 놓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 그룹 내 전세계 공장 중 최고 수준이어서 르노그룹의 불만이 있는 상태”라며 “이런 가운데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할 이유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지난해 차량 21만5680대를 생산했다. 이 중 절반(10만7251대)이 로그 수탁생산 물량이었다. 로그 후속 차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생산이 반토막난다는 얘기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물론 부산공장의 존폐가 기로에 서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9 협력업체 컨벤션’에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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