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동부 베카 계곡에 세워진 시리아 난민 텐트 /사진=위키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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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민영 기자 = 레바논이 유엔 난민기구(UNHCR)에 20억 달러(약 2조2674억원) 이상의 시리아 난민 관련 지원금을 요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시리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난민 수용 부담은 커지고 있는데 반해 국제사회의 지원은 줄어들고 있어 레바논에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시리아 난민들이 자국으로 귀환하길 꺼려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 레바논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아랍뉴스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은 12~14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3차 브뤼셀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UNHCR에 20억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내전으로 발생한 시리아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국가들과 UNHCR 간 재정 지원 문제가 논의된다. 국제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엘 바소울 레바논 지부 대표는 “레바논은 자국의 지역사회 지원에 12억 달러, 시리아 난민 지원에 1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에는 약 150만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 국민 1인당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레바논은 그 대가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다. 그러나 시리아의 상황이 장기화되고 국제사회로부터의 자금 지원이 정체되면서 레바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지난해 레바논은 UNCHR에 26억8700만 달러(약 3조470억원)의 지원금을 요구했지만 그에 한참 못 미치는 8억8700만 달러(1조58억원)만을 지원받았다. 이후 2017년 이월된 3억1000만 달러(약 3514억원)의 지원금이 합쳐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요구한 금액의 45%만을 받은 것. 이쌈 공공정책 및 국제문제연구소 디렉터인 나세르 야신은 “레바논은 현재 자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던 국가들의 변심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UNCHR로부터 꾸준히 연간 10억 달러(약 1조 1340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필요한 금액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레바논 측 주장이다. 2012년부터 지원금 부족이 이어지면서 경제적 부담이 계속 늘어나자 레바논 정부의 나딤 뮬라 난민 분야 고문은 “레바논은 더 이상 난민을 감당할 수 없다. 레바논의 경제 성장과 국가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민들의 지원 요구가 그치지 않고 있어 레바논이 UNHCR에 요구하는 금액 역시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들은 일할 수 있는 분야에 극히 제한을 받고 있어 취직해 돈을 벌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상황. 이 때문에 난민 지원금이 없으면 이들의 생계는 크게 위협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UNHCR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레바논 정부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 난민들의 경제적 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의 76% 이상은 빈곤층으로 분류된 상태며, 이들은 하루 평균 3.84달러만을 사용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의 87%는 빚을 지고 있으며, 그 액수는 1인당 평균 798달러(약 91만원)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시리아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 난민들이 늘어나고 있어 레바논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시리아 출신 난민은 중동 언론 미들이스트모니터에 “시리아에 돌아갔지만 무장군인들이나 불법 거주자들이 이미 내 집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시리아에서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 대표도 시리아 난민들이 안전·주거·서비스 접근성·법적 문제·취업 기회 등을 우려해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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