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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벚꽃 '톡톡'… 퍼뜩 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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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은 봄단장 중

경남 창원이 봄나들이 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진해군항제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매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최대 행사다. 미리 군항제 취재도 하고 다른 명소도 둘러볼 겸 해서 이곳을 찾았다. 창원 중앙역에 내리자 커다란 전광판에 군항제를 알리는 안내판이 번쩍이고 있다. 지역방송도 군항제 안내방송을 수시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곳엔 벚꽃과 군항제만 있는 게 아니다. 알고 보니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적지 않다. 시원스레 바다를 조망하는 진해 해양공원, 황금돼지해인 올해 주목받는 돝섬,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새로 개장한 창원 NC파크 마산구장도 벌써 시민의 자랑거리가 됐다. 창원은 주지하다시피 2010년 창원·마산·진해 3개 지체가 통합된 도시다. 산업화 전진기지 창원, 군항제의 진해, 3·15의거 등 민주화 열기가 강했던 마산이 합쳐져 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창원시는 이 같은 도심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 관광도시로서 부상도 꾀하고 있다.

세계일보

해양공원 솔라타워


◆99타워로 새 명소 될 진해 해양공원

창원에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곳은 음지도에 조성된 진해 해양공원. 현장에 가보니 이곳은 새로운 명물이 들어선다. 25층 높이(99m)의 ‘99타워’ 공사가 군항제 개막에 맞추느라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99타워 꼭대기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전방의 소쿠리섬까지 이어지는 1.2㎞ 길이의 짚트랙(공중하강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시속 60∼80㎞의 속도로 한 번 활강하는 데 55~70초가량 걸린다. 활강을 마치면 소쿠리섬에서 제트보트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온다. 바다 위를 나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99타워에는 모서리를 걷는다는 의미의 ‘에지워크’도 생긴다. 안전줄을 몸에 묶은 채 지상 약 88m 높이에서 99타워 외곽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체험시설이다. 방문객에 아찔한 스릴을 선사한다. 이곳엔 남해를 한눈에 조망하는 전망카페도 입주한다. 소쿠리섬을 비롯해 웅도, 지리도, 잠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멀리 거제의 섬들까지 보인다. 해양공원 내 솔라타워도 명소다. 2000개의 태양광 모듈을 부착해 하루 약 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120m 높이의 타워다. 이뿐 아니라 해양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해양생물테마파크를 비롯해 어류생태학습관, 해전사체험관 등이 들어서 연중 방문객이 몰린다.

세계일보

돌섬 선착장


◆‘황금돼지해 주목받는 돝섬

다음날 찾은 곳은 마산합포구 돝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습이라고 해서 돼지 ‘돝’을 붙여 돝섬이 됐다. 신포동 돝섬유람선터미널에서 배로 10분밖에 걸리는 않는 가까운 섬이다. 돝섬에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방문객을 환영(?)하며 몰려드는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는 재미는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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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으로 향하는 유람선


황금돼지에 얽힌 전설이 있어 황금돼지해인 올해 새삼 관심을 받는 섬이다. 고대 가락국에 왕의 총애를 받는 후궁 미희가 어쩌다 황금돼지로 변했고, 이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돌자 병사들이 활을 쏴 죽였다. 이때 한 줄기 빛이 돝섬으로 뻗쳐 돼지가 누운 형상이 됐다는 것이다. 1980년대만 해도 돝섬은 해상유원지이자 마산의 랜드마크로 번성했다. 이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며 잊혔다가 최근 다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조각품과 운치 있는 고목을 볼 수 있다. 황금돼지길, 하늘화원, 바다장미원, 동백나무길, 매화나무길, 바람의 언덕 등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이 조성돼 연인·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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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화역


◆진해군항제와 벚꽃 명소 경화역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진해군항제가 열린다. 진해 일원에는 36만그루의 왕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매년 군항제 행사 때는 진해 전체가 꽃대궐이 되고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내린다. 특히 올해는 벚꽃이 일찍 만개할 것으로 예상돼 하순부터는 진해 일대가 꽃천지가 될 것이라는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13일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진해 복원리로터리에 세워지면서 시작한 추모제가 군항제의 기원이다. 이후 매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에다 군악의장 페스티벌 같은 독특한 볼거리가 있는데다 때마침 절정을 이룬 벚꽃이 한 폭의 그림같은 장면들을 만들어내면서 일약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됐다. 외신을 타기도 해 미국 CNN가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명소 50선 중 5위’를 차지했다고 해설사가 설명했다.

가장 유명한 벚꽃명소는 경화역. 기차와 벚꽃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으로, 벚꽃 핫스폿이라 할 수 있다. 안민고개나 진해 여좌천 로랑스 다리와 함께 3대 사진 명소로도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개화 전이라 벚꽃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경화역은 진해선(마산~진해)이 지나는 간이역이었다. 역사는 2000년에 철거됐고 여객업무는 2006년에 중단됐다. 요즘은 해군기지로 들어가는 화물 열차만 간혹 지나갈 뿐 정차하지 않는다. 하지만 군항제 기간에는 800여m 철길에는 기차도 등장한다. 이 일대는 축제를 위해 지난해 공원으로 조성됐다. 산책로가 생겼고 옛 경화역을 축소한 건물도 마련했다. 올해는 군항제홍보관도 만들어 축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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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장한 창원NC파크 마산구장


◆새로운 자랑이 될 창원NC파크 마산구장

스포츠 도시이기도 한 마산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마산회원구 옛 마산구장 옆에 창원 NC파크 마산구장이 18일 개장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구단의 홈구장이다. 기존 구장 옆에 세워진 NC파크는 1270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4층에 관중 2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어느 좌석에서도 경기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전광판도 설치됐고, 관람객을 위해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없는 출입구 등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처럼 365일 개방하는 ‘구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장 옆 공원은 상시 개방해 시민들이 언제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쉼터로 활용한다. 벌써 스포츠 연인이나 가족단위로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마산의 새 명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야구팬이라면 벚꽃축제 기간 야구 응원전도 펼치고 벚꽃도 구경하면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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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풍경


◆환경과 생태의 산교육장, 주남저수지

생태교육과 관광에 관심이 있는 이가 창원을 방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주남저수지는 동읍,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이다. 산남·주남·동판 3개 저수지로 이루어진 배후습지성 호수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거대 저수지일 뿐이었다. 거저 주민들에게 계절마다 민물새우, 민물조개, 민물고기와 같은 먹을거리와 갈대, 억새와 같은 땔감을 제공해왔다. 이곳이 철새도래지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창오리 등 수만마리의 철새가 도래하여 월동하면서이다. 현재는 람사르협약의 등록습지 기준을 웃도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두루미류의 중간 기착지, 재두루미 월동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요즘은 4계절 생태관광 및 학습지로 방문객이 연중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 외에도 시간이 된다면 장천동 장복산 기슭에 위치한 진해 보타닉뮤지엄도 가볼 만하다. 경남 1호 사립 수목원인데 정원과 온실이 잘 가꾸어져 있다. 특히 축사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가 인기다. 창을 통해 꽃과 나무를 볼 수 있게 대부분의 의자가 창을 바라보도록 배치돼 있다. 야외 정원에서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최대 미더덕 산지인 마산합포구 진동면고현 항구 일대는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미더덕의 70∼80%를 생산한다. 미더덕회와 덮밥이 인기가 많다. 향이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창원=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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