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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人災였던 포항지진] ‘부실 기업’ 넥스지오…배상책임 결국 정부 몫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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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업이익 고점 찍었지만, 2015년부터 적자기업

-2017년, ‘기술력’으로 코스닥 상장 추진했지만 무산

-배상 책임 ‘정부로 갈듯’…넥스지오도 형사책임 피할 수 없어

헤럴드경제

넥스지오 관련 자료사진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 기자] 포항 지열발전소 주관사 넥스지오의 재무상태가 이미 지난 2012년부터 매우 악화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부터는 매년 적자를 봤고, 상장 추진 역시 무산됐다. 2018년에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넥스지오는 배상 여력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수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손해배상 책임은 오롯이 정부 책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스지오의 2017년도 매출액은 약 40억4000만원, 영업손실은 약 27억1000만원 수준이다. 나이스 기업평가정보에 따르면 같은해 부채비율은 290.78%에 달했고, 자기자본 비율은 25.59%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22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넥스지오는 지난해 초순부터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담당은 서울회생법원 제 4부다. 회생 절차는 지난해 2월 개시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내려져 세부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

넥스지오는 2010년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2012년 매출액 약 113억6000만원, 영업이익 약 14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가 넥스지오의 재무구조가 가장 탄탄한 때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2015년 넥스지오의 매출액은 약 147억5000만원, 영업손실은 약20억8000만원이었다. 2016년에는 영업손실 39억3000여만원을 기록했다.

2016~2017년도 무렵 추진한 코스닥 상장도 끝내 무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넥스지오가 한국거래소의 심사과정에서 나쁜 평가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넥스지오의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넥스지오는 ‘기술평가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는데, 이는 자본금과 시가총액이 적지만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탁으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제도다. 기본적인 상장 자본 요건은 낮지만 ‘기술제품 상용화를 위한 자본 조달 능력’은 최소한으로 갖춰야 한다. 넥스지오는 사업진행과 더불어, 기업의 재무적 상황이 열악해진 상황이었다.

전날 정부합동조사단은 포항 지진 원인에 대해 ‘자연 발생이 아닌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촉발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넥스지오는 배상 책임을 부과받았다. 그러나배상 여력이 현실적으로 없는 넥스지오 대신 정부측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이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송보다는 포항시민들한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 드린다”면서 “현재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회사로서 필요한 법적 절차에 따르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내놨다.

현재 포항시민들을 모아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모성은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공동대표 겸 집행위원장은 “(넥스지오에) 우리가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준비중인 공복학 포항시 지열발전 법률 자문단 대표 변호사도 “국가가 다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진행되는 민사소송에서 국가에 공동불법행위로 문제를 지적하거나 국가단독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넥스지오 측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도 관심이다. 모 대표는 “민사 진행만 하고, 형사고발은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 정부 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온 현 시점에서, 정부측이 지열발전소의 잘못을 시인하게 됐으니 빠른 시일 내에 형사고발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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