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은 허구’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시즌 2가 시작됐다’며 현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의 맹공이 이어졌다. 이낙연 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의 명과 암을 인정하며 “최저임금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오히려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잃고 소득 양극화가 커졌다’는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의 질문에 “최저임금 인상에는 명암이 있다”며 “(어두운 부분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고,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총리에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특정 업종이나 지역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적용제도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당장 차등화를 하면 내리기보다는 올리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며 “(그러나) 감당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한국의) 성장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상위에 속한다. 성장률이 내년에는 OECD 중 1위가 될 거란 전망도 있다”고 했다. “취업률과 실업률 등 최악으로 나타난 통계의 이면을 보면 고령화를 포함한 인구구조 변화가 있다”며 현 정부 실책론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낙연 총리가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추경을 긴급 편성해야 한다는 민주당 유승희 의원의 주장에 “경기 상황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9조원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이날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공격했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경포대 시즌 2’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시즌 1보다 더 블록버스터급”이라며 “국민들은 소득주도성장을 ‘소득절망성장’이라며 절규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도 “많은 경제학자가 소득주도성장은 한국 국민과 경제를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이라고 걱정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도 “문재인정부 경제 성적표는 이명박·박근혜정부보다도 나쁘다”며 “잘못 설계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과속도 경제난을 가속시켰다”고 거들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소비자심리지수, 고용지표, 제조업 경기전망 등 여러 경제지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했고, 같은 당 유승희 의원은 “제1야당이 말끝마다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혹세무민을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제발 공부 좀 하라”고 비난했다.

물론 여당 내에서도 정책 보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운열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자세로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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