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고원 이스라엘 진영에서 바라본 헤르몬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때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시리아 정부가 강력히 성토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2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 점령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뻔뻔하게 위반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낸다"고 비판했다고 관영 사나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견해는 '시온주의 주체'에 대한 미국의 맹목적 편향을 확증했다고 외무부는 지적했다.

시온주의 주체란 이스라엘을 가리킨다.

외무부는 "이 소중한 시리아 국토를 (이스라엘로부터) 해방해야 한다는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다"며 골란고원 수복 의지를 다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의 선거 홍보물에 등장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시아파 맹주로서 시리아의 강력한 후원국인 이란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란 외무부의 바람 카세미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골란고원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불법적이고 용인할 수 없는 일"로서, "골란고원이 시리아에 속한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밝혔다고 이란 국영 TV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중동을 새로운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이라면서 "골란고원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랍국 모임인 아랍연맹(AL)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국제법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내전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도 미국의 골란고원 정책 변화가 지역 안정을 해칠 것이라 경고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한 주장은 안 그래도 긴장 상태인 중동을 상당히 불안하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그저 (미국 대통령의) 기대 수준인데, 앞으로도 그냥 기대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2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썼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 이른바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점령된 시리아 영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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