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선 목숨보다 귀한 물건… 빨치산式 암호해독술 샐까봐 중·러·유엔 대사 평양 소집"
태 전 공사는 이 컴퓨터에 대해 "사람의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독특한 암호 기술을 그 이유로 들며 "수학식으로 돼 있는 서방식 암호 작성법과는 완전히 다른 '항일 빨치산식'"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이 항일 투쟁 때 고안한 것으로, 암호문을 특정 소설책의 페이지·단락에 적용해 해독하는 방식이란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컴퓨터가 (외신 보도대로) 미 FBI(연방수사국)에 넘어갔다면 큰일"이라며 "원천 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북한 소설들을 다 없애 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 사이에 암호 통신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최근 북한이 중국·러시아·유엔 주재 대사들을 평양으로 소집한 것에 대해서도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이라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컴퓨터 강탈을) 저지했어야 했는데 빼앗겼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외국 언론들이 이번 침입 사건을 통해 해외 정보 당국이 매우 가치 있는 '보물'을 얻었다고 보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마드리드의 북 대사관은 지난달 22일 괴한 10명의 습격을 받았다. 일부 외신은 이 사건의 배후로 2017년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을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을 지목하며 "이들은 습격 당시 확보한 북한 관련 정보를 미 FBI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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