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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반북단체 자유조선 "스페인 北대사관 침입한 것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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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와 정보 공유했지만 합의 깨져 / 어려운 상황에 처한 스페인에 사죄"

세계일보

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이 자신들이 한 일이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7일 홈페이지에 올린 ‘마드리드에 관한 사실들(Facts About Madrid)’ 제목의 영어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과 하노이 정상회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이것은 공격(attack)이 아니었다.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의 긴급 상황에 대응(responded)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 침입을 자신들의 소행으로 인정한 것이다.

자유조선 측은 “우리는 대사관에 초대(invited)를 받았으며 언론 보도와 달리 억압(gagged)되거나 맞은 사람도 없었다”며 “스페인에 대한 존중심에서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엄청난 잠재 가치를 지닌 특정정보(certain information)를 공유했다”며 “그들(FBI)의 요청에 따라 자발적으로 (정보가) 공유됐지만 그 합의는 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언론이 이번 사건을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자신들의 신원이 노출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그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것은 깊은 신뢰의 배반”이라며 “우리(자유조선)는 언론에 직접 말하거나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우리의 활동에 관여하거나 의식을 가진 다른 정부는 없었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스페인 당국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 정권의 대사관은 불법 마약과 무기 밀매의 중심이지며 범죄를 체계적으로 저지르는 정권 선전을 위한 매개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로선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고등법원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문서에 지난달 22일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가 포함됐으며 이들 중 1명은 사건 발생 며칠 후 미 FBI와 접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건 직후 스페인에서 탈출해 포르투갈 등을 이용해 달아났으며 일부는 미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에이드리언 홍 창 이란 멕시코 국적자는 FBI와 연락을 취해 자신이 확보한 자료와 동영상을 공유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이 확인된 인물은 미국 출신인 샘 류와 한국 국적의 이우란 등이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이 사건에 관여했는지 묻는 기자에게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등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힌 반북한단체 천리마민방위가 이름을 바꾼 단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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