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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스페인 법원, 北대사관 습격 용의자 인도 요청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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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법원이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침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들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26일(현지 시각) "신원이 확인된 모든 용의자가 대사관 침입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이며 스페인 법원은 이들에 대한 송환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

2019년 3월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막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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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은 수사 상황을 토대로 "스페인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이며 모두 스스로를 인권운동가라고 밝혔다"며 공식 문서에 기재했다. 공식 문서에는 이들 중 그룹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이 사건 발생 후인 2월 27일 정보를 넘기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와 접촉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스페인 고등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밖에도 미국 국적자인 ‘샘 류’, 한국 국적자인 ‘이우람’ 등의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용의자들은 북한 대사관에서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스페인 법원은 이들에게 최대 28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 가운데 2명(에이드리언 홍 창, 샘 류)에 대해 불법 침입, 절도, 폭력 등의 혐의로 국제 체포 영장이 발부됐으나 현재까지 기소된 인물은 없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에 미 정부가 관여됐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미 국무부는 다만 스페인 법원의 용의자 송환 요청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FBI는 성명을 통해 "수사 존재를 확인해주거나 부인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표준 관행이며 FBI는 스페인 사법기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단체는 ‘자유조선’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조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 등을 보호하고 있는 ‘천리마민방위’의 새 이름이다.

자유조선은 26일 미 동부 시각으로 새벽 3시쯤 홈페이지에 ‘마드리드(북한대사관)에 관한 팩트들(Facts About Madrid)’이라는 제목의 영문 글을 올렸다. 이들은 이 글에서 "(우리는) 마드리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해 반응했던 것(We responded to an urgent situation in the Madrid embassy)이며, 대사관에 초대(invited)를 받았고, 보도와 달리 그 누구도 결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대사관 내 모든 사람들은 위엄있게 대우받았으며, 필요한 경고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부도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고, 일이 끝날 때까지 알지도 못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과도 무관하다"고 했다. 또 "어려운 상황에 빠진 스페인 당국에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다만 이들은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습격 때 취득한 정보를 FBI와 공유한 사실을 밝혔다. 자유조선은 "마드리드(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한 정보를, 이득이나 돈을 기대하며 공유하지 않았다"며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엄청나게 잠재적 가치가 있는 마드리드(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한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 이 정보는 그들이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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