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퇴진만으론 불충분" 시각…시장성차입 해결방안 요구 관측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산업은행은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회사 측이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게 채권단 지원의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박 회장의 긴급 요청으로 면담했으며,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산은은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은 박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용퇴하기로 결정한 내용에 대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형식상 박 회장의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한 것이지만, 사실상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압박에 박 회장이 자리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산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맺었으며, 다음달 초 MOU가 만료된다.
박 회장은 자신이 물러나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산은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회장은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금호 측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달라"고 강조해다.
이 회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아시아나항공과 협의해 자구계획을 철저히 하고, 시장신뢰를 회복할 수준의 MOU를 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결국 핵심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준'의 자구책을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정상화 방안에 담아야 MOU를 맺고, '감사보고서 사태'로 중단된 영구채 발행이나 신규 여신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채권단 차입금은 약 4천억원인 반면, 자산유동화증권(ABS)과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이 1조4천억원에 달한다. 채권자 중에는 개인투자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만한 해결책을 아시아나항공 측이 제시해야 마땅하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산은은 MOU 만료를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자산·부채 실사인 만큼 추가로 매각할 만한 자산이 있는지 대주주 사재 출연이 가능한지 등도 따져보고 있다.
산은은 "실사 결과와 금호 측이 제출할 이행계획을 토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조속한 시일 내 MOU 재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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