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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르노삼성 파업 장기화… 협력사 납품 15∼4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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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협력사 30여곳 조사
생산량 감소로 고용 유지 어려워 급여 20% 이상 줄어 현장 동요


파이낸셜뉴스

2018년 임단협을 해를 넘기고도 타결짓지 못해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생산라인이 멈춰서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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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노주섭 기자】 부산지역 제조업 매출 1위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의 부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2일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30여곳을 대상으로 한 긴급 모니터링 결과, 생산물량 전량을 납품하고 있는 협력업체의 경우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공장 정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긴급 모니터링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돼온 부분 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은 15~40%에 가까운 납품물량 감소로 대부분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량 감소로 잔업과 특근, 교대근무가 사라지면서 고용 유지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에 서스펜션을 납품하고 있는 A사는 "최근 납품물량이 15%가량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회사는 "생산 감소로 작업시간이 줄면서 현장 근로자들의 급여도 20% 이상 감소해 퇴사하는 직원도 발생하는 등 생산 현장의 동요가 심하다"면서 "구인에 있어서도 르노협력업체에 대한 취업 기피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트를 납품하는 B사도 "납품시스템이 르노의 생산계획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생산을 하는 '싱크로시스템' 방식이라 르노의 차량 생산 감소분만큼 납품물량도 줄고 있다"고 경영난을 호소했다.

이 회사는 "납품물량이 줄면서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통상임금은 지급되고 있어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근로자들도 통상임금의 30~40%에 달하는 잔업수당을 받지 못해 불만이 높다"고 하소연했다.

엔진부품을 생산, 납품하는 C사의 경우는 "자동차산업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르노의 납품물량마저 40%가량 감소해 최근 300%에 달하는 근로자 상여금을 일괄 삭감하면서 노사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물량감소로 고용유지에 애로를 겪고 있는 업체가 많지만 르노삼성차의 파업이 불규칙적인 상황에서는 휴업계획조차 세울 수 없어 고용유지 지원금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와 로그 후속물량에 대한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최근 닛산에서 올해 로그 생산물량(8만대)마저도 20% 줄이겠다는 통보를 한 만큼 르노에 대한 납품비중이 높은 협력업체일수록 불안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르노 납품 비중이 60%에 달하는 E사는 내수도 부진한데 로그 후속 물량마저 받지 못하고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

차체 프레스 부품을 르노삼성차에 100% 납품하고 있는 F사는 상황이 더 악화되면 부산공장을 정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의 임금단체협약 협상 장기화로 인한 부분파업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약 210시간 이상 진행 중에 있다. 추정되는 누적 손실액만 21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협상의 쟁점이 인력 전환배치와 신규 인력 채용 등으로 옮겨오면서 협상은 더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부산 매출 1위 기업이고 수출도 2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인 만큼 이번 사태 장기화로 협력업체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하는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노사가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하루 빨리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roh1234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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