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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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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척추관 좁아져 저리는 허리·다리, 관절 지키며 '족집게'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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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미세현미경, 내시경 활용

척추 신경 누르는 요인만 제거

골다공증·고혈압 환자도 수술

병원 탐방 PMC박병원

중앙일보

박진규 원장은 척추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눌린 척추 신경을 풀어주는 ULBD치료법으로 중증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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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가 아프면 일상은 빠르게 망가진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척추뼈 안쪽에 있는 황색 인대가 두꺼워진다. 척추관 내부가 좁아지면서 척추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긴다. 허리·다리 통증으로 활동성도 뚝 떨어진다. 하지만 환자는 치료에 의외로 소극적이다. 척추는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다. 진통제를 먹거나 찜질을 하면서 버티다 중증으로 악화한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PMC박병원은 척추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법으로 재발 없는 완치를 추구한다. 정확한 진단·치료 시스템으로 고통·부담을 덜어줘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

지난 2일 척추관협착증을 10년째 앓았던 고월순(76·경기도 평택시)씨가 PMC박병원 척추센터 진료실에 들어갔다. 허리를 펴고 남편의 도움 없이 걸었다. 고씨는 세 달 전 중증 척추관협착증으로 척추 신경을 풀어주는 ULBD(편측 후궁 절제술 후 양측 감압술) 치료를 받고 재활치료 중이다. 치료 전에는 허리를 펴고 움직이면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심하게 저려 혼자 걷는 게 힘들었다. 대기실에서 진료실까지의 짧은 거리도 아파서 쉬었다가 이동했다. 통증이 심하다 보니 활동량도 적었다.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지냈다. 치료 후에는 아프지 않아 지인과 자주 외출을 하면서 즐겁게 지낸다.

쉼 없이 걷는 거리 177m→878m 효과
PMC박병원은 척추관협착증 같은 퇴행성 척추 질환을 치료할 때 환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그 시작은 정확한 진단이다. PMC박병원 척추센터 박진규 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환자와 첫 대면이다. 진료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촉각을 곤두세운다. 걷는 모습을 살피고 손으로 아픈 부위를 만져본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도 귀담아듣는다. 이때 통증·마비를 일으키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척추 전체를 촬영한 영상의학적 소견이 더해지면 진단은 더욱 정확해진다. 이런 꼼꼼함은 올바른 치료로 이어진다. 정확한 진단은 치료의 첫 단추를 잘 채우는 작업이다. 박진규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목·허리 디스크나 뇌졸중 등과 비슷해 똑같은 통증이라도 세세하게 살피는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적극적 치료도 강조한다. 중증 척추관협착증은 약물·물리 치료만으로 통증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신경을 누르는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만일 치료가 늦어지면 척추 신경 손상으로 보행이 어려워지고 배뇨장애가 나타난다. 다리 감각이 떨어져 낙상 위험도 크다. 박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걷기 편해져 활동량이 늘고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건강 수명을 늘려준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활동성을 평가한 연구에서 한번에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77m에서 878m로 늘었다는 결과도 있다.

척추 본연의 구조 살리는 ULBD치료
섬세한 술기도 한몫한다. PMC박병원은 척추 본연의 구조를 살리는 ULBD치료법으로 척추 안정성을 유지한다. 치료해야 할 범위가 넓은 중증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허리를 움직일 때 운동 역학적으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척추 후궁(척추의 뒤쪽 덮개)을 보존해 척추가 어긋나 뒤틀리면서 통증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신경·혈관까지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광학 미세현미경(Pentero900)을 활용한 덕분이다. 척추 관절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척추 신경을 압박하는 요소만 제거한다. 고령자는 물론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하거나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엔 척추관협착증 초기 환자에게 척추 내시경으로 ULBD치료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ULBD치료법은 척추뼈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척추 유합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기존에는 양쪽 척추 신경이 눌린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척추 후궁을 일부 제거하고 가운데로 접근해 치료했다. 통증은 완화되지만 척추가 불안정해져 4~6개 정도의 나사못으로 고정해야 한다. 문제는 나사못을 박은 위아래 척추 관절에 압력이 쌓여 멀쩡했던 척추뼈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도미노처럼 척추뼈가 연쇄적으로 망가진다. 결국 더 넓은 범위를 재수술해야 한다.

환자를 향한 노력은 자연히 치료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PMC박병원 척추센터 박진규 원장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2년 동안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ULBD치료 후 통증 관리 만족도를 추적·관찰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8.1세였고, 약물·물리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 결과 ULBD치료 전 다리 통증점수(VAS)가 6.45점(10점 기준)에서 치료 1년 후 3.95점으로 떨어졌다. 점수가 낮을수록 통증이 덜하다. 치료 만족도도 높았다. 환자의 84%(37명)가 ULBD치료 후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치료 후 통증이 악화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박진규 원장은 “ULBD는 척추 관절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TIP 박진규 원장의 척추 통증 치료 5계명
1 일상생활이 불편하면 적극 치료하라
아프다고 집 안에서만 지내다 보면 활동량이 줄어 건강수명을 갉아먹는다. 척추 질환은 진단·치료가 늦어지면 만성으로 진행한다. 친구·지인과 만남이 줄면서 우울증이 생기고 다리에 힘이 약해져 잘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다.

2 영상 결과에만 의존하지 말라
MRI·CT 같은 정지된 영상의학 이미지는 움직이면 변하는 척추의 정렬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영상 검사 결과에서는 병변이 작더라도 체감하는 통증은 심할 수 있다. ‘알아서 치료해 주겠지’라며 의료진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증상을 호소하면서 진료·치료에 참여한다.

3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척추 질환 통증은 유발 원인에 따라 어떻게 아픈지가 다르다. 통증의 강도·증상도 주관적이다.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지 않으면 의료진이 이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걷기만 하면 허리부터 종아리까지 찌릿하듯 아프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4 아픈 부분만 살피지 말아라
척추는 목·등·허리·꼬리까지 연결돼 있다. 허리 통증이 심하더라도 그 원인은 목(경추)일 수 있다. 척추 질환 치료는 물 관리와 비슷하다. 아랫물을 깨끗하게 정수해도 윗물이 오염되면 더러울 수밖에 없다. 정확한 진단·치료를 위해서는 척추 전체를 살펴야 한다.

5 경험 많은 척추 전문의를 찾아라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건 의사의 숙련도다. 치료법이 다양한 척추 질환은 의사의 실력이 치료 성적을 좌우한다. 무엇보다 섬세한 손기술이 필수다. 숙련된 의사가 아니면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을 수 있다. 치료 경험이 많은 척추 전문의에게 제대로 치료받아야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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