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를 오가는 카트. 영화 촬영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긴장감이 돈다. [사진 제공 =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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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를 살아 숨쉬게 하는 원동력, 그 첫 번째 주자는 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세계적인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월드 스타가 탄생하는 할리우드가 있는 곳이 아니겠는가.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스크린 너머 세상을 직접 거닐고 만질 수 있다니. LA는 최근 흥행한 라라랜드 덕에 재조명됐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와 영화 로케이션 투어로 만난 이곳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해 에디터가 직접 나섰다.
◆ 할리우드 바로 그 세트장에서
인기 `미드` 프렌즈의 세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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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스하게 퍼질 무렵 예약한 투어 시간에 맞춰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로 향했다. 입구에는 카툰네트워크 대표 캐릭터 대피덕과 벅스버니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입장 전 가방 안을 열어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것과 동시에 신분 확인이 진행됐다. 잠시 대기하다가 영화 상영관 같은 곳에 들어가 간단한 안내를 받는다. 그 후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는데 바깥쪽으로 나가자 유니폼을 입고 인이어 마이크를 착용한 가이드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대기하고 있던 카트에 올라타자 가이드가 직접 운전하며 빅뱅이론과 같은 최신 TV쇼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전 요청 시 통역 투어도 가능하다.
투어 경로는 그날그날 촬영하는 제작물에 따라 달라진다. 에디터가 직접 방문한 스튜디오 가운데 드라마의 한 장면을 직접 연출해 볼 수 있는 프렌즈 세트장으로 먼저 가보자. 1990년대 미국 인기 시트콤인 프렌즈의 주인공들이 매일 드나드는 커피숍, 센트럴 퍼크(Central Perk)를 그대로 재현한 곳이다. 방문객은 환한 조명이 켜진 세트장 안으로 들어가 그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던 소파에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해리포터 마법의 빗자루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인기가 좋아 줄을 서야 하지만 해리포터처럼 빗자루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자동차 덕후라면 저스티스 리그의 번쩍번쩍 빛나는 슈퍼카와 오토바이를 보고 숨이 멎을지 모르겠다. 금방이라도 굉음을 내며 도로 위를 질주할 것만 같은 리얼한 비주얼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의사항 한 가지. 인증샷 욕심은 버려야 한다. '스포일러' 노출 관리에 철저하니깐.
◆ 버스타고 영화속 현장으로
스타라인투어 2층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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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에서 생생한 야외 촬영장, 사운드 스테이지, 소품실 등을 둘러봤다면 이제 세트장 밖 실제 영화 촬영지를 찾아 나설 차례다. 독특한 디자인의 버스를 타고 트랜스포머, 아이언맨, 블레이드 러너, 분노의 질주와 같은 박진감 넘치는 대작들의 촬영지를 탐방하며 LA를 들여다보는 영화 로케이션 투어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호텔 앞으로 나가자 스타라인 투어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예사롭지 않은 외형인데 일단 버스 투어라 그런지 창을 최대한 큼직큼직하게 냈다. 뻥 뚫린 이층버스를 타고 LA의 매력적인 날씨를 마음껏 누렸다면 더 좋았겠지만 쌀쌀한 날씨 탓에 아쉽게도 접어야 했다.
에디터가 탑승한 버스 앞쪽에는 운전석과 대각선 방향으로 등을 마주한 가이드 좌석이 존재한다. 가이드는 이곳에서 관람객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친절한 설명을 해준다. 버스 중간부터 뒤쪽으로는 계단식 좌석이 마련돼 있는데 한 층씩 높아지는 구조다. 관광객들은 자리에 앉아 정면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영화 자료 화면을 볼 수 있다. 버스가 움직이자 가이드의 안내와 함께 짤막한 영화 감상 시간이 주어진다. 각각의 영화는 2~3분 정도의 편집본으로, 상영되는 동안 영화 제목과 제작 연도 등 간략한 정보를 자막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라 하더라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곧이어 창밖으로 '만들어진 무대'가 아닌 실제 LA의 삶에 녹아 있는 촬영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1914년 찰리 채플린의 단편 영화 라운더스(The Rounders)를 시작으로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키스하던 호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LA 도심 속 터널 등 도시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버스 안에서 영화를 보고 현장을 둘러보는 방식인데 이렇게 많은 영화가 이 도시에서 탄생했나 싶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특별한 투어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흥미진진한 2시간30분이 눈 깜짝할 새 흘러갔다.
흑백 영화로 시작해 최신작까지 시대별 영화의 발자취를 따라 변화하는 도시 모습을 실감 나게 경험하고 나니 '영화 로케이션 투어'라기보다 LA와 할리우드 역사를 따라 시간여행을 한 듯하다.
*취재 협조=로스앤젤레스 관광청
[로스앤젤레스 = 이지윤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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