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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70세 별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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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월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조 회장은 1949년 3월 8일 인천광역시에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조 회장은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메사추세츠주 쿠싱 아카데미 고등학교, 인하대 공과대학 학사, 미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학위 등을 취득했다.

1970년 미국 유학 중 귀국해 군에 입대해,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제 7사단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했고, 베트남에도 파병돼 11개월 동안 퀴논에서 근무했다.

73년 만기전역한 이후 대한항공에는 1974년 입사했다. 이후 45년간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들을 두루 거쳤다. 대한항공 측은 “이 같은 경험은 조 회장이 유일무이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영자이자, 세계 항공업계의 리더들이 존경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을 거쳐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재직 기간동안 세계 항공업계의 주요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을 주도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고,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 A380 항공기 등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구매계약하는 등 경영자로서 대한항공이 올해 창사 50주년을 맞기까지 여러 고비를 넘겼다.

세계 항공업계가 저비용항공사(LCC) 경쟁으로 전환됨에 따라 2008년 7월 진에어(Jin Air)를 창립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1969년 출범 당시 8대뿐이던 항공기는 166대로 증가했고, 일본 3개 도시 만을 취항하던 국제선 노선은 43개국 111개 도시로 확대됐다.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154배 늘었으며, 연간 수송 여객 숫자 38배, 화물 수송량은 538배 성장했다. 매출액과 자산은 각각 3500배, 4280배 증가했다.

특히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왔다. IATA 연차총회를 올해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데에도 상당한 영향을 행사했다.

외교부문에서는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으로서 양국간 돈독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 2015년에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수훈했다.

몽골로부터는 2005년 외국인에게 수훈하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았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프랑스 루브르, 러시아 에르미타주,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조 회장이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성사시킨 것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한국도 세계적인 문화 사업에 후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국가적인 위상도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았다. 유치위원장 재임 기간인 1년 10개월간 조 회장은 위원들을 설득하려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으로, 약 64만km(지구 16바퀴)를 이동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1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중 첫째 등급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으나 정부의 요구로 2016년 5월 중도에 사퇴했다.

논란도 많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자 2013년부터 구원투수로 나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2014년 한진해운 회장직에 오르고, 2016년 자율협약 신청 이후 사재도 출연했지만 결국 한진해운은 2016년 법정관리에 이어 2017년 청산됐다.

2014년 장녀의 ‘땅콩 회항’, 2017년 차녀의 ‘물컵 갑질’을 비롯하 가족들이 구설에 오른데다, 최근에는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지난달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주주들이 축출한 최초의 오너 경영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명희(前 일우재단 이사장·70)씨를 비롯 아들 조원태(대한항공 사장·44)씨, 딸 조현아(前 대한항공 부사장·45), 조현민(前 대한항공 전무·36)씨 등 1남 2녀와 손자 5명이 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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